애플은 올 한해 주목할 만한 신제품을 발표하며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주식시장에서도 여전한 기대주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올해만 주가가 50% 오르며 내년 1월에는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079조7000억 원)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최근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적으로 느리게 해 구설에 올랐음에도 애플을 주목하는 눈이 여전히 많은 이유다. 21일(현지시각) 미 경제 전문 매체 더스트리트는 애플의 내년 사업을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아이폰의 가격대를 중간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9월 아이폰은 1차 출시국에서 아이폰8·아이폰8플러스를 출시할 때 아이폰7·아이폰7플러스 가격을 100달러 인하했고,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도 가격을 내렸다. 아이폰SE의 가격은 50달러 인하해 349달러로 만들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고가의 아이폰X(텐) 외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중저가 제품을 구매하려는 유혹을 막은 셈이라고 더스트리트는 평가했다.
중간대 가격을 유지하는 일은 중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애플의 야심과도 일치한다. 중국에서는 현재 오포, 비포, 화웨이 등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애플이 중국에서 현지 업체에 밀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인 중국 업체들에 대응해 아이폰 가격을 쉽게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내년에 출시될 아이패드의 흥행이다. 애플은 내년에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유사한 크기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기에는 홈버튼 대신 아이폰X에 탑재된 페이스ID (안면인식 기능)가 들어간다. 움직이는 이모지 전송 기능 등도 탑재된다. 고성능 아이패드가 내년에 출시되면 그 어떤 해보다 더 많이 노트북 사용자들이 아이패드로 넘어올 수 있다고 더스트리트는 전망했다.
세 번째는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세제 개편안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애플은 유명한 현금부자다. 그런데 애플은 이 현금을 이제까지 높은 과세율 때문에 해외에 쌓아두었다. 그 규모는 약 2523억 달러로 추산된다. 최근 상·하원을 통과한 세제 개편안을 적용할 시 애플이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 상당 규모가 미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일명 송환세의 영향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애플이 국외에서 번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오면 일반적으로 법인세율이 적용되나 한시적으로 법인세율보다 낮은 15.5%를 적용한다.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로 한시 적용된다. 감세를 받은 애플은 실적과 배당 면에서 기대할만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는 자율주행차 사업에 대한 투자다. 지난 6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궁극적인 지향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애플은 사내 자율주행차 산업 팀에게 “2017년 말까지 자율주행차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하고 최종 방향을 결정하라”고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내년에는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는 이유다. 더스트리트는 알파벳 산하 웨이모를 대적할 만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보쉬와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가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들과도 경쟁 구도를 짤 것으로 기대했다.
다섯 번째는 비디오 콘텐츠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점이다. 애플은 내년 말까지 비디오 콘텐츠에 투자하고자 1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끄는 NBC유니버셜 자회사 유니버셜텔레비전과 TV 영화 ‘어메이징 스토리’를 공동 제작한다고 합의했다. 스필버그가 제작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 제작을 위해 계약을 맺은 것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 맞서 애플은 비디오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