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 아들이 뒤늦게 상속분쟁에 뛰어들었다가 빚만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신헌석 부장판사)는 21일 이 명예회장의 혼외 아들 이재휘(53) 씨가 이재현(57) CJ그룹 회장 등 4명을 상대로 낸 유류분(遺留分) 반환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이 씨는 유류분 소송을 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상속받은 이 명예회장의 채무 3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
유류분은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상속액의 일정 부분은 법정상속인 몫으로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 씨는 이 명예회장의 부인 손복남 CJ 고문과 장남 이재현 회장, 장녀 이미경 부회장,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상대로 2015년 10월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 씨의 청구금액은 2억 원이다.
이 씨는 소송을 통해 이복형인 이 회장 등 삼 남매가 3조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것은 이 명예회장의 자녀라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CJ 측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 유류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015년 사망한 이 명예회장은 유족들에게 수백억 원대 빚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손 고문과 삼 남매는 지난해 1월 한정승인을 통해 채무를 면제받았다. 한정승인을 하면 유족들은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채무를 물려받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