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또 ‘시비’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안보 정책의 지침이 되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묘사하는 등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NSS는 구체적인 안보 정책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문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 정부 들어 처음 NSS를 발표하면서 ‘강한 미국’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했다. 그는 국방 예산을 확대하는 등 “미군의 힘을 재건할 것”이라고 명기했으며, “우리는 새로운 경쟁의 시대에 있다. 이 게임에서 미국은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NSS는 △미국 국민과 국토방위 △미국의 번영 촉진 △힘에 의한 평화의 견지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밖에 지역별 항목을 마련했다.
NSS는 미국의 외교 및 군사 지도부가 세계 위협에 대처할 방법을 계획하는 청사진으로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첫 공식 기회로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에 도전하는 수정주의 세력”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는 등 경제 문제에 중점을 두고 주변국에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비판은 특히 중국에 집중됐다. 그는 중국에 대해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대체, 국가 주도 경제모델의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의 질서를 원하는 대로 재구성하려 하고 있다”며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했다. 그는 방중 당시에도 시 주석에게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를 향해서는 “강력한 힘을 다시 축적하고 주변에 세력권을 쌓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은 ‘깡패 국가’로 단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미국이 더는 위반이나 부정행위, 경제적 침략에 눈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문장이 중국을 명시적으로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부담의 압도적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중국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보고서에 대해 “미중 관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맞받아쳤다.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의 발언들은 북한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중국의 미지근한 대응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견해도 있다. 이에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중국과의 경제적 문제는 북한 문제와 분리해야 한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관심사임이 명백하며 중국은 계속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무역 불균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미국의 번영을 촉진하고자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강한 경제가 미국의 힘을 키운다는 인식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경제 관계를 추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