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로 미디어 업계에 대격변이 일어났다. 업체들이 향후 생존의 열쇠로 콘텐츠에 주목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격렬한 경쟁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또다시 디즈니발 초대형 빅딜이 일어나면서 미디어 산업에 인수ㆍ합병(M&A) 열풍이 불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인더가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크리에티브이미디어(Creatv Media)의 피터 챠이 설립자는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M&A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마이클 굿맨 디지털 미디어 전략 담당 이사는 “이제 규모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디즈니의 폭스 인수도 AT&T와 타임워너 딜에 대한 반응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폭스 자산 인수 이외 이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하기로 한 것도 콘텐츠 전쟁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컴캐스트와 AT&T,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등 통신ㆍ인터넷 업체가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콘텐츠 확보에 나설 수 있다. 어도비시스템스 부사장을 역임한 디지털 광고 사업 베테랑인 제이 심슨은 “컴캐스트는 AT&T에 대응해 영화 스튜디오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통신업체들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위기에 놓인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 업체들이 역으로 M&A에 뛰어들 수도 있다. 샘슨은 “아마존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를 각각 판매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들은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데 케이블 업체나 이동통신사업자 등에 의존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업체들은 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챠이는 “아마존의 핵심 전략은 프라임 멤버십”이라며 “특정 영화 등 콘텐츠를 보고자 프라임 회원이 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아마존 생태계가 더욱 강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미 디즈니가 내년에 독자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나온 마당이어서 세계 1위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영화 스튜디오 인수 등으로 디즈니 콘텐츠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여름 영국 만화출판사 밀러월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애플은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은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내년에 10억 달러의 예산을 이미 배정한 상태다.
미디어 업계의 다음 M&A 타깃으로는 라이언스게이트와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로 유명한 MGM, ‘스파이더맨’ 판권을 보유한 소니픽처스 등 영화 스튜디오들이 거론되고 있다.
MTV 등 케이블 방송사업이 핵심인 바이어컴(Viacom)도 M&A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어컴은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도 보유하고 있어서 콘텐츠 확보에 혈안인 미디어 업체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바이어컴이 지난 2006년 분사했던 CBS와 다시 합치거나 컴캐스트와 넷플릭스 구글 중 한 곳에 인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