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트코인 선물 개시, 제도권 들어왔다고 보긴 어려워…인터넷상 잘못된 정보 주의해야"

입력 2017-1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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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미국 비트코인 선물 거래 개시 첫날 국내에선 제도권 안에 들어왔다는 기대감에 비트코인 시세도 다시 오르는 모양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비트코인 선물 거래 개시가 제도권 시장 안에 편입시킨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라며 향후 시장 흐름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11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선물 거래를 시작한 데 대해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선물인데 기존 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거래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미국 선물거래를 규제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도 비트코인의 선물 거래를 허락했지만 어디에도 비트코인 자체를 인정한다는 말은 없다"라며 "비트코인 선물의 경우 금지할 이유가 없어서 인가된 것이지, 이걸 정부에서 인정을 한다거나 하는 문제는 별개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기훈 교수는 "선물은 미래 거래에 대한 약속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주말에는 등락폭이 30~40%에 달했는데 비트코인의 실제 가격을 증거금으로 넣어놓고 선물거래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사실 선물거래가 성립할 수 없다"라며 "차라리 그냥 비트코인을 사고 말지 왜 100% 돈을 넣고 미래에 대한 거래를 하느냐가 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어떻게 흐를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시장가치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이 되지 내재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다보니 비트코인 시장에 들어와 있는 유동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게 될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가 0으로 빠르게 수렴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혁신 부분이 성역화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규제기관 입장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려고 하면 '혁신을 막는 행위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야 하는데 규제를 많이 해서 어렵다'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투자자 보호라는 부분과 혁신이라는 부분이 상충이 되는데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해져야 하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부분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기훈 교수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른 채 '묻지마 투기'에 나서는 이들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그는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는 검증되지 않은 상식적으로 이상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일본에서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로 인정을 했다는 이야기나 인터넷상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더라"면서 "투자의 핵심은 수익이 아니라 위험이라고 생각한다. 위험이 컨트롤 된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거지, 위험을 무시한 상황에서 수익만 고려해선 안된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홍기훈 교수는 "비트코인도 위험에 대해 많은 고려를 하고 들어갔으면 좋겠다. 제대로 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면 결국 다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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