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체인의 통폐합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비영리 병원인 어센션(Ascension)과 프로비던스성조셉헬스케어가 현재 합병을 논의하고 있으며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최대 규모 병원체인이 탄생하게 된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딜(Deal)이 이뤄지면 미국 27개 주에서 191개 병원을 보유한 초대형 병원체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연매출은 448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현재 미국 1위인 HCA헬스케어 규모를 능가하게 되는 것이다. HCA는 현재 177개 병원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415억 달러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어센션과 프로비던스는 수개월간 논의를 진행해왔다. 다만 아직 합병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두 병원 모두 비영리 병원이어서 세금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합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영리병원과 달리 비영리 병원은 한 병원이 다른 병원을 인수하는 것이 매우 드물다. 아울러 어센션과 프로비던스 모두 가톨릭 조직에 속하기 때문에 교회당국의 승인도 필요로 한다.
다만 병원업체들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합병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또 다른 병원업체 디그니티와 가톨릭헬스이니셔티브는 1년 전 합병에 합의했다. 이들은 합병 이후 3년간 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는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서부 지역 주요 병원업체인 애드보케이트헬스케어와 오로라헬스케어도 이달 합병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병원의 약 60%는 민간 비영리 병원이며 나머지는 국영병원이거나 영리병원이다. 영리병원의 대표 업체로는 HCA와 테넷헬스케어 등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 병원들이 합병하면 의료관리망이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돼 불필요한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오히려 병원들이 합병 후 진료비를 인상하거나 환자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