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6일 최고세율 인상을 담은 법인세법안이 가결된 데 대해 “우리 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갔더라도 결국 가까스로 통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날 한국당 불참 속 이뤄진 법인세법안 본회의 표결에서 적잖은 반대표가 나와 한국당이 패착을 뒀다는 지적에 이 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단순하게 숫자 계산하면 한국당 의원들이 들어가면 반대표가 더 많았지 않느냐 하지만 그런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 당이 안들어 갔으니 선명하게 반대하고 싶은 의원은 반대한 것이지, 우리 당이 들어갔다면 마음 놓고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이 본회의에 들어가서 법인세, 소득세 인상 법안에 반대 토론하고 나오자고 논의하기도 했다”면서도 “우리가 법인세법 수정안에 반대토론해서 부결시키고 수정안보다 더 센 원안이 올라오면 어떡하느냐 걱정해서 들어가지 말자는 의원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법인세라고 하면 삼성 이병철, 이건희 회장을 떠올리는 국민이 있다”며 “2% 주식 갖고 삼성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사익을 챙기고, 돈을 빼다 집을 고치고, 자식들에게 교묘히 물려주고 하는 행위는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야 하지만 법인세는 개인세가 아닌 국민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은 이익을 내면 회사 근로자들 월급 올려주고, 주주배당하고 투자하는 일 외엔 못하는 것”이라면서 “소득세는 이건희세, 부자세가 맞고 누진과세 양보할 수 있지만 법인세는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 협상 및 처리와 관련해선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보전 등 8대 핵심 쟁점 가운데서 정우택 원내대표가 법인세 인상과 공무원 증원만 합의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두 가지만 뺴고는 상당히 선방했다”고 평했다. 그는 “지역에선 기초연금 인상을 왜 9월로 미뤘느냐, 정부여당처럼 25만 원 아닌 30만 원 인상으로 제시하라는 등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퍼주기 예산’을 막아야 하는 입장에서 그럴 수가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김 의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추석 전부터 지역에서 요구가 있어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제 거의 결심을 굳혔다. 밥 다 짓고 이제 솥뚜껑 열기 전 뜸뜰이는 단계”라고 했다. 이어 “정치를 어디까지 해야 할지, 좋은 모습으로 하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도지사로 (공복으로서) 심부름하고 잘 마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남은 국회 일정을 마치고 15일께부터는 지역 어른들도 만날 것”이라며 “아직 실제로 준비를 한 적이 없어 공약을 구상하진 않았지만, 경북 지역별 발전 방향을 한 시간도 더 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쟁 주자로 언급되는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을 두고는 “경북지사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분으로, 소통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장점이 있다. 제가 선거에 안나간다면 도와드릴까 생각도 했다”면서 “제가 경북도민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건 재정, 경제 분야이니 도민들로부터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