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건강상태는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구 고령화 가속으로 아파서 입원하거나 누워 지내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5일 발간한 2016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4년으로 전년 대비 0.3년 늘었다. 생명표란 현재의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면 특정 연령의 사람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 추정한 통계표다.
지난해 태어난 남자의 기대수명은 79.3년, 여자는 85.4년이었다. 전년 대비 남자는 0.3년, 여자는 0.2년 증가했다.
기대수명의 남녀 격차는 6.1년으로 전년 대비 0.1년 줄었다. 남녀 간 격차는 1985년(8.6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 출생아가 향후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57.9%, 여자 78.4%로 나타났다. 10년 전 대비 남자는 14.0%포인트(p), 여자는 10.4%p 상승했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21.3%, 심장 질환은 11.8%, 뇌혈관 질환은 8.8%, 폐렴은 7.8%로 조사됐다. 10년 전 대비 폐렴의 사망확률이 가장 높게 상승(5.1%p)했다. 뇌혈관 질환의 사망확률은 가장 크게 하락(-4.3%p)했다.
3대 사인(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이 제거된다면 2016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7.1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암이 제거된다면 기대수명은 3.9년 길어졌다.
심장 질환이 제거된다면 1.5년 증가했다. 뇌혈관 질환이 제거된다면 1.1년 늘어났다.
우리나라 남자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7.9년)보다 1.4년 길었다. 여자의 기대수명은 OECD 평균(83.2년)보다 2.3년 많았다.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국가는 남자는 아이슬란드(81.2년), 여자는 일본(87.1년)이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OECD 35개 회원국 중 남자는 15위, 여자는 4위로 나타났다. 남녀 간 기대수명 차이(6.1년)는 OECD 평균(5.2년)보다 0.9년 많았다.
2016년 출생아(남녀 전체)의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은 64.9년으로 집계됐다. 기대수명 중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의 비율은 78.8%로 2012년 대비 2.4%p 내려갔다.
주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기대수명은 68.5년으로 조사됐다. 기대수명 중 주관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기간의 비율은 83.2%로 2012년 대비 1.4%p 상승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수명이 늘어나지만 인구 고령화로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특히 초고령층이 요양병원에서 지내는 기간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