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업계를 강타한 평창 롱패딩 신드롬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평창 동계올림픽 라이선스 사업권자로 평창 롱패딩 제품을 기획ㆍ판매한 롯데백화점과 저렴한 가격대에 세련된 디자인, 한정판이라는 희소성까지 가진 평창 롱패딩을 구입한 소비자를 수혜자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수혜자를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평창 롱패딩을 제작한 의류업체 신성통상이다.
신성통상은 롯데백화점과 함께 ‘2018 평창 올림픽’을 기념해 3만 개 한정으로 평창 롱패딩을 제작했다. 평창 롱패딩은 거위 솜털(80%)과 깃털(20%)이 주원료로, 다른 업체 비슷한 사양의 30만~50만 원대 제품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파격적인 14만9000원에 판매돼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소비자들이 평창 롱패딩에 열광한 대목도 바로 이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이라는 ’가성비’다.
높은 가성비의 비결은 제조사와 판매사 간 협업으로 유통 비용을 줄인 덕분이다. 한정물량 생산 및 완판 구조로 재고 처분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신성통상이 베트남 현지 공장의 생산 설비를 활용해 원가를 최대한 낮췄다.
염태순 신성통상 사장은 평창 롱패딩의 인기 요인을 “비정상가의 정상가화”를 꼽으며 평창 롱패딩 가격이 정상 가격임을 강조했다.
2010년대 들어 50만~100만 원대 고가 프리미엄 패딩 제품들이 유행하면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중고생들이 고가의 프리미엄 패딩 제품에 열광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은 엄청나게 커졌다.
올해에도 고가의 롱패딩 제품이 유행하면서 ‘신(新) 등골 브레이커’로 등장할 조짐을 보이던 상황에서 파격적인 가격대의 평창 롱패딩이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패션업계 판도를 바꿔 놓았다.
평창 롱패딩 신드롬은 고가 프리미엄 패딩 제품의 거품을 빼라는 여론을 조성하며 가성비 높은 제품을 소비하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평창 롱패딩을 제작한 신성통상은 최고의 가성비 제품을 만드는 업체로 부상하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중학생 딸을 둔 이미경(43)씨는 “평창 롱패딩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보니 고가 패딩 열풍을 잠재운 것 같아 다행스럽다. 앞으로 평창 롱패딩 같은 제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주당 가격이 800~900원대에 머물며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신성통상은 주가가 한달새 최고 40% 이상 급등하는 등 평창 롱패딩 효가를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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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사이에 구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평창 롱패딩’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 진열돼 있다. 이꽃들 기자 flower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