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대표 5차 공판…‘경기 재도전 투자조합 사기’ 집중 공방

입력 2024-11-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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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억 중 19억 취소…알았다면 투자 안했을 것”
델리오 “렌딩 액수보다 미래 사업성ㆍ기술력에 방점”
오 씨 “당시 취소액 몰랐으나 처벌보다 회수가 중요”

▲이날 델리오 피해자 일부는 서울남부지법에 정상호 델리오 대표의 혐의에 대한 피켓을 설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이날 델리오 피해자 일부는 서울남부지법에 정상호 델리오 대표의 혐의에 대한 피켓을 설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정상호 델리오 대표의 ‘경기 재도전 투자조합’에 대한 특경법상 사기 혐의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재판에는 조합의 델리오 투자 집행 당시 심사역이었던 증인이 출석해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의 질문에 답했다.

4일 오후 2시 정상호 델리오 대표에 대한 형사 사건 1심 5차 공판이 서울 남부지방법원 제406호 대법정에서 약 2시간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정 대표에게 델리오 고객들에 대한 특경법상 사기 및 사기 혐의와 함께 경기 재도전 투자조합에 대한 특경법상 사기 혐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출할 보고서에 보유 자산을 실제보다 부풀려 신고를 수리받은 특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법원은 ‘경기 재도전 투자조합’에 대한 특경법상 사기 혐의 증인인 오 씨와 검찰 압수수색 관련 증인 이 씨 등에 대한 증인소환장을 발송한 만큼, 이날 재판에 두 증인 모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재판에는 오 씨만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델리오 측이 투자심사역인 오 씨에게 제공한 IR(실적) 자료에 기재한 ‘렌딩(대출) 신청액’이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델리오 측이 오 씨에게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약 2개월 간 총 담보액 33억9194만 원, 총 렌딩 신청액 20억3516만 원, 인당 평균액 1710만 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는 IR 자료를 제공했으나, 실제로 렌딩 신청액 중 19억6283만 원은 이미 취소돼 실제 실행된 것은 7233만 원에 불과하고, 이중 약 1900만 원은 정 대표 본인이 테스트를 위해 신청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역시 검찰은 증인 오 씨에게 “렌딩 신청액 부분에는 신청이 취소된 금액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고, 그 금액이 (전체 20억 중) 19억 정도 된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당시 인지하고 있었더라도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오 씨는 “사실 저희(투자조합) 입장에서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게 첫째고, 사실 금액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투자 심사 당시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회의에서 이에 대한 소명을 요청했을 것 같아 애매하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 역시 델리오가 전세계적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상자산 렌딩 사업 부분을 국내에서 델리오가 사실상 가장 빨리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렌딩 신청액보다는 기술력이 중요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델리오 측은 “글로벌 시장이 급성장함에도 한국 렌딩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델리오가 원격으로 담보물을 락업(잠금)할 수 있는 기술력이 중요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특히 델리오 서비스가 빗썸과 독점 연동돼 있다는 점도 주요한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던 것 아니냐”고 오 씨에게 물었고, 오 씨 역시 “원격 락업 기술이 주요 토의 사항이었다”면서 “빗썸과의 협업이 없었으면 투자도 미뤄졌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 측은 투자가 결정되기 전 델리오가 제공한 신청액에 최소 액수가 대부분인 점을 문제 삼은 것이고, 변호인 측 주장은 렌딩 신청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업 모델이 성장 가능성이 있고, 출원 중이었던 원격 락업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현재 재도전 투자조합에서는 정상호 델리오 대표에 대한 처벌의사가 있는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오 씨는 “델리오가 사기를 쳤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생각”이라면서 “자체적으로 시장조사를 했을 때 아예 회수를 못 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회수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는 이날 참석하지 않은 델리오 서버 위탁 업체 가비아 직원 이 씨와 델리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관련 실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사 김 씨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상호 대표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내년 1월 2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한편, 이날 델리오 피해자 일부는 서울남부지법 화단 등에 정상호 델리오 대표의 혐의 내용에 대한 피켓을 설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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