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고품 전자상거래 앱 ‘캐시’가 주목받고 있다. 중고거래의 귀찮은 절차를 줄여 이용객의 호응을 얻었다고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일본은 중고거래가 활발하다. 시장규모만 1조6000만 엔(약 9조6496억 원)에 달한다. 중고거래 업체 ‘북오프’는 책에서부터 비디오게임, 전자 제품 등을 사고팔 수 있는 수백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일본 최대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운영한다. 일본 최초의 중고거래 앱 ‘메르케리’도 등장했다.
그러나 판매와 가격 흥정 등 복잡한 과정 탓에 중고거래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캐시는 그 해법이다. 캐시를 창업한 미쓰모토 유스케(36) 최고경영자(CEO)는 판매용 사진을 찍고, 제품 설명을 쓰고, 구매자와의 언쟁을 감수하기 싫어하는 이들을 공략했다.
캐시는 중고거래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했다. 판매 물품을 스마트폰, 고급 가방, 시계, 옷 등 수천 개의 항목으로 분류하고 데이터에 따라 판매가를 설정해 물품을 사들인다. 중고품 판매자는 물건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캐시가 직접 판매자의 집을 방문해 물건을 가져가기 때문에 택배를 보내는 귀찮음도 없다. 캐시는 사들인 물건을 재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캐시가 거래를 중개한 덕에 구매자의 불안감도 사라졌다.
미쓰모토는 지난 6월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 앱을 출시했다. 결과는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 16시간 만에 3억6000만 엔 상당의 물건이 몰리면서 그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10명 중 한 명은 판매 물건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8월 캐시를 재출시할 때는 일일 거래액을 1000만 엔으로 설정하고 판매 항목도 제한했다.
캐시는 직원이 6명에 불과하며 창업 1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지만 성장 가능성을 엿본 IT 기업 ‘DMM닷컴’은 지난달 캐시를 70억 엔에 인수했다. 가메야마 케이시 DMM닷컴 창업자 겸 대표는 “인터넷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이나 장비가 아니다”라면서 “어떤 직감이나 서비스 제공 능력이 필요하다”고 미쓰모토에 의해 밝혀진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인수 후에도 미쓰모토는 캐시의 운영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