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불법 사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최윤수(50·사법연수원 22기) 전 국정원 2차장이 구속을 피하면서 같은 혐의를 받는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관심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일 새벽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받는 최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판사는 “범행가담 경위와 정도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이 같은 결정으로 최 전 차장과 ‘공범’으로 엮인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법조계는 최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우 전 수석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도 “최 전 차장 구속영장 결과와 우 전 수석 사건 처리를 깊게 연결시켜 보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현재 우 전 수석에 대한 새로운 혐의를 조사 중이며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 등과 공모해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다. 최 전 차장의 경우 불법 사찰한 결과를 우 전 수석에게 비선 보고한 혐의도 있다.
최 전 차장과 우 전 수석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84학번 동기로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