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기업 파루는 작물 재배와 전기 생산을 병행하는 영농융합형 양축추적식 태양광 발전 시스템 ‘태양광 이모작 트래커’를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태양광 이모작은 논·밭·과수원 등 농지 위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후 태양광 설비 아래의 농지에서는 기존대로 농사를 짓고 농지 위의 태양광 설비에서는 발전을 하는 첨단 하이브리드 농법이다. 작물 농사와 전기 농사를 병행한다는 의미에서 ‘이모작’이란 표현을 쓴다. 빛을 계속 쏘여도 더 이상 광합성 속도가 증가하지 않는 식물의 광합성 한계점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태양광인 이른바 농사 짓고 ‘남는 햇빛’을 발전에 이용한다. 농사와 발전에 태양광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솔라 쉐어링(solar sharing) 농법’으로도 불린다.
파루 태양광 이모작 트래커는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리는 해바라기처럼 태양광 모듈이 상하, 좌우로 움직이면서 태양의 위치를 따라 이동하는 양축추적식 시스템이다. 모든 계절과 날씨에도 광센서가 태양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해 태양광 모듈이 발전량을 극대화하는 일사각을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일반 고정식 대비 발전효율이 30% 이상 높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태풍 등 악천후가 발생할 경우 모듈이 수평 상태로 자동전환되는 안전모드 전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모듈이 이동하면서 방위각은 변하고 일사각은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그늘이 적어 농지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식은 모듈 그림자가 다른 모듈을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듈 간의 간격을 넓게 유지해줘야 해 농지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모듈에 다수의 지지대를 설치해야 하는 구조라 모듈 하부 공간이 복잡해 사람과 농기계가 이동에 제약을 받지만, 파루 양축 트래커는 중앙지지대 1개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콤바인이나 트랙터, 이앙기 등 대형 농기계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 파루 측의 설명이다.
파루는 지난해부터 이 제품을 일본에 수출해왔다. 일본과 유럽은 태양광 이모작이 발달했는데, 일본은 태양광 이모작을 앞서 도입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4월 소득과 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으로 일본 농림수산성이 농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농지법을 완화하면서 일본 전역에 태양광 이모작이 보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루 측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전후의 쌀 수확량의 차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나라현 텐리시에 있는 한 농가에선 지난해 약 1180㎡(360평) 규모의 논에 파루 트래커를 적용한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이 농가의 올해 추수 결과를 설치 전과 비교하면 벼의 분얼수(이삭수) 및 수장(이삭의 길이), 이삭당 낟알 수 등 생육 상태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쌀 수확량도 442.3kg으로, 지난해(457.5kg) 대비 96.7%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경기도 가평과 경상남도 고성에서 태양광 이모작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6월부터 경기도 청평수력발전소 인근 가평군 설악면 미사리 일대 약 600평 규모 논에서 운영 중인 73kW 용량의 농가참여형 태양광 발전소에는 파루의 고정식 태양광 장비가 적용됐다.
강문식 파루 대표는 “태양광 이모작은 기존 농지의 훼손 없이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수 있어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시프트(energy shift) 정책을 견인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태양광 보급이 활성화된 일본과 유럽 국가들은 농가가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높은 농업외소득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루는 추적장치 기술 관련 국내외 각종 기술특허와 12개 국에서 865MW 이상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치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태양광 기술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