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했다. 한은의 금리인상은 2011년 6월(0.25%포인트 인상) 이후 6년5개월만이다.
이는 시장예측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투데이가 24일 증권사 채권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2명 중 11명이, 금융투자협회가 28일 발표한 채권시장지표 설문결과에서는 응답자 100명 중 82%가 각각 금리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미 금리인상을 반영 중이다. 29일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112%를 기록해 금리인상 전 기준금리와 86.2bp(1bp=0.01%포인트)차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한 번 이상의 금리인상을 선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이 시장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은도 그동안 금리인상 가능성을 수차례 예고해 왔었다. 지난달 19일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0%로 올려 잡았다. 이는 올 들어 네 번의 수정경제전망 중 4월과 7월에 이은 세 번째 상향조정이다.
전달 금통위에서는 6년1개월만에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후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명시적으로 소수의견을 냈던 이일형 금통위원 외에 두 명의 위원이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며 매파(긴축)적 발언 수위를 한층 높인 바 있다. 이 총재는 7월과 8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은 물론 9월말 인천 소재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성장세가 확대되면 별도의 조치가 없더라도 통화정책은 좀 더 완화적이 된다. 지금의 물가 수준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봐야한다”며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기존 수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완화 정도의 조정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태까지 신호를 많이 줬었다. 시장에서도 이를 선반영한 와중이다. 오히려 인상을 안하면 시장 혼란을 자초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