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이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에 있었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결정적으로 자극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미국이 북한과 정말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북한이 미국이 방심하고 있는 시간을 택해서 미국 동부를 충분히 때리고도 남을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지금 중국이 하는 얘기는 일단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 이걸 중단한다는 사인을 보내면 미국을 달래가지고 중국이 설득을 해서 회담을 시작해 볼 수 있다는 얘기를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이 할 일보다는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보장하라는 그런 취지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한미연합훈련은 내년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얘기를 하면 회담에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걸 먼저 약속을 해야만 회담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그런 식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에선 그동안 미국이 해 주겠다는 것을 대충 믿고 회담에 나가봤지만 성과가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확실하게 미국이 보장을 하기 전에는 우리는 안 나간다라며 기싸움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끝판에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바꾸자는 거지만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실험을 중단하고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하는 만큼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싸움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늘 발사한 북한 탄도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사거리가 나온다. 이는 다급하면 미국이 먼저 손을 들고 나오라는 이야기"라며 "북한이 생각할 때는 미국이 우리 보고 압박과 제재를 통해서 손 나오게 만들겠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굴복하지 않는다. 다급하면 너희들이 나와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고도가 4500km에 달하며, 정상적으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km 이상일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였다.
한편,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3시 23분부터 오전 3시 44분까지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육군 미사일부대, 해군 이지스함, 공군의 KF-16이 참가했다.
이와 관련 정세현 전 장관은 "6분 만에 정밀타격을 7분 동안 실시했다고 하는데 우리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짜리를 쏜 거다. 북한은 1만km짜리를 가지고 미국을 상대로 위협하는데 우리는 300km짜리로 대응하는 것은 평양을 때리겠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것 가지고 바로 북한은 때릴 수가 없고, 허공에다 대고 지금 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세현 전 장관은 "결국 이게 미국이 대화 쪽으로 가야 풀리는 문제다. 우리가 지금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경제제재를 하고 그러면 북한은 더 도발할 텐데 그러면 우리 국민은 못 산다"라며 "동맹국인 우리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미국이 북한에 대화 사인을 좀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계속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에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좋지만 물밑으로 미국과 그런 대화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