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 폭이 올해(56.8%)보다 떨어지지만,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단일 품목 사상 첫 12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반면, 조선 수출은 내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고, 가전 산업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18년 산업·경제 전망’ 보고서에서는 내년도 주요 업종별 전망을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내년 반도체 수출액이 올해보다 22.9% 증가한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수출 전망이 현실화하면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7%(예상)에서 19.9%으로 크게 뛴다. 단일 품목의 수출 비중이 20%에 달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반도체 수출 비중은 약 10% 수준을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반도체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 배경으로 D램 단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지만, 공급자 주도형 시장 구조 속에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가 주도하고 있는 형태인데, 내년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데이터센터 등이 신규 수요를 큰 폭으로 견인할 것”이라며 “D램 공급 능력은 소폭 증가에 그치고, 낸드플래시는 기존 업체들의 과점적 구조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산업도 글로벌 경기 호조세와 아세안 시장 수입 수요 증가, 수출 단가 상승세 등에 따라 내년 8.3% 수준의 상승세가 전망됐다. 일반기계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 유럽, 중국에서 설비투자가 확대되며 수출 증가율이 5.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철강·섬유·정보통신기기·디스플레이의 수출 증가율은 1∼4%대에 머물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중남미·중동 등 신흥시장 경기 회복세와 현지 생산 증가로 부품 수출이 늘면서 약 4.4% 상승할 전망이고, 철강산업은 신흥국 중심의 철강 수요 증가와 국제 철강가격 안정세, 고급 기능성 강판 수출 확대에 따라 약 2.4% 수준의 증가가 예상됐다. 정보통신기기 3.2%, 디스플레이 2.1%, 섬유는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내년 조선산업 수출액은 선박인도 물량이 크게 줄면서 올해보다 약 39.8% 급감할 것으로 점쳐졌다. 가전산업도 국내 업체의 베트남 등 해외 생산 확대, 한국산 가전 부품 수요 감소, 수출 단가 하락 압력 등이 원인이 돼 올해 대비 9.8% 하락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 증가율이 15.6%에 달하겠지만 내년에는 5.3%로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단가의 상승세 둔화와 올해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보고서는 “주력 산업의 수출시장 환경은 개도국 중심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 대한 수출은 약 25%로 중국 시장 여건 변화가 국내 주력 산업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