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이 느끼는 경영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기업인들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1년 내내 이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600대 기업(매출기준)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12월 경기전망 지수는 96.5로 집계됐다.
BSI는 해당 기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업체가 긍정적 전망 업체보다 많으면 100을 밑돌고, 지수가 낮을수록 부정적 전망이 강하다는 의미다.
특히 경기전망 지수는 1월부터 12월까지 올해 1년 내내 단 1개월도 100을 넘지 못했다. 뿐 만아니라 올해 연평균 BSI(93.5) 수준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88.7) 이후 가장 낮았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 해 동안 경기 전망지수가 한 번도 기준선을 넘지 못 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 1997년, 1998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라며 "통상적으로 5월 전망치는 내수진작에 대한 기대로 기준선 100을 넘는 경향이 있으나 5월 마저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경제 위기의 경우 기업 심리가 급격히 나빠져 연평균 BSI가 2~3년 100을 밑돌다가도 위기 극복과 함께 곧 회복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BSI가 장기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정적 기업 심리가 만성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11월 기업 실적도 3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실적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100.0)는 보합, 수출(100.7)은 호조를 기록했다.
이를 제외한 투자(99.3), 자금사정(98.1), 재고(103.5), 고용(99.8), 채산성(96.7)은 모두 부진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12월 BSI를 업종별로 보면 펄프·종이 및 가구(76.9), 음식류(96.2), 1차 금속 및 금속가공(81.3), 고무·플라스틱 및 비금속광물(85.0), 전자 및 통신장비(90.0) 등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전기·가스(133.3), 출판 및 기록물 제작(120.0), 방송·통신업(109.1) 등의 경우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