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해킹 은폐 논란에도 수십억 달러 상당의 지분 인수 절차를 이어간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버의 데이터 유출에도 소프트뱅크가 지분 인수를 계속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우버는 지난해 5700만 계정이 해킹을 당해 운전자와 고객 데이터가 유출됐다. 우버는 이를 알고도 1년간 숨겨온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WSJ는 데이터 유출 사건이 소프트뱅크의 인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가 이끄는 투자자 그룹은 기존 주주로부터 우버의 지분을 인수하고 최소 14%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약 한 달 전 해킹에 대해 인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데이터 유출 사건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이기에 우버는 해킹 피해 사실을 공개매수 전에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분석가들은 데이터 유출 사건이 소프트뱅크의 손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 전망한다. 리서치회사 CB인사이트의 아난드 산왈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소프트뱅크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만약 투자자들이 소송 및 규제 조치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에퀴팍스는 1억4500만 명의 고객 정보 유출 이후 시장가치가 30억 달러(약 3조2595억 원) 하락했다.
반면 해킹이 우버의 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미첼 그린 리드엣지캐피털 공동 설립자는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핵심 사업이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해킹이 너무 흔해졌다”고 말했다. 바뀐 경영진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다. 그린은 “당시는 우버 1.0이었다”면서 “지금은 노련한 경영진이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프트뱅크는 우버 이사회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몇몇 대형 투자자들은 우버의 가치를 너무 낮게 산정한다면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0% 지분을 보유한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설립자 겸 전 CEO는 공개매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벤치마크캐피털은 보유 지분 13% 중 일부를 매각할지 고민하고 있다. 우버는 소프트뱅크의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이사회 구조를 조정하고 2019년 기업공개(IPO)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