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39. 강완숙(姜完淑)

입력 2017-11-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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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 첫 여성 회장·순교자

강완숙(姜完淑·1760~1801) 골롬바(葛隆巴·Colomba)는 충청도 내포(內浦) 지방의 양반가문의 서녀로 태어나 덕산(德山)에 사는 홍지영(洪芝榮)의 후처가 되었다. 그러나 남편이 용렬하여 항상 우울한 나날을 보내면서 속세를 떠날 생각을 하였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시댁 사람으로부터 천주교 신앙을 처음으로 접하고, 예산에 살던 공씨(孔氏) 성을 가진 과부에게서 천주교 책을 배워 믿게 되었다. 강완숙은 시어머니와 전처의 아들 홍필주(洪弼周)를 개종시키고 친정 부모는 물론 이웃동네에까지 전교 활동을 하였다.

1791년(정조 15) 신해박해 때 강완숙은 공주 감영에 체포되어 들어갔다. 이 사건으로 남편에게 쫓겨났고, 시어머니와 전처의 아들 홍필주, 자기 소생의 딸 홍순희를 데리고 서울로 이사했다. 1794년(정조 18)엔 주문모(周文謨) 신부의 영입을 위한 지황(池璜)의 책문(柵門) 파견과 신부의 입국 경비를 전담하는 경제적인 일을 담당하였다. 주문모 신부는 그녀의 영리함과 성실함을 인정하여 1795년(정조 19)에 영세를 주고 여성으로는 최초로 여회장직을 맡게 하였다.

1795년 5월 체포령이 내려지자 주문모 신부는 지방과 서울로 피신해야 했다. 강완숙은 주 신부를 자기 집 장작광 속에 숨겨주었다. 주 신부는 6년 동안 강완숙의 집에 기거하였다.

강완숙이 명도회(明道會) 여회장직을 맡고 있었으므로 강완숙의 집은 천주교 신앙생활의 중심지가 되었다. 집에서는 매월 6, 7~10여 차에 걸쳐 첨례(瞻禮)와 성경 낭독이 있었다. 첨례가 있는 날에는 각처에서 남녀 신자들이 모여 강학하였다.

강완숙은 당시 가장 활발한 전교 활동을 했다. 전교한 사람으로는 왕족으로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恩彦君) 이인(李裀)의 아내 송씨와 며느리 신씨, 궁녀 강경복(姜景福), 서경의(徐景儀), 문영인(文榮仁), 강완숙의 집에서 삯바느질을 하던 과부 김순이(金順伊), 김월임(金月任), 김흥년(金興年), 여종 소명(小明), 정임(丁任) 등이 있다. 이밖에 권생원(權生員)의 여종 복점(福占), 선혜청 사고직(私庫直) 김춘경(金春景)의 아내 유덕이(柳德伊), 과부 이어인아지(李於仁阿只)에게도 전교하였다. 왕족 여성부터 여종에 이르기까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교하였던 것이다.

1801년(순조 1) 2월 24일 강완숙은 가족과 함께 체포되었으며 천주교인 중 가장 간악한 여인으로 간주되었다. 그녀는 가장 모진 형벌인 주리를 트는 심한 고문을 6회나 받았지만 조금도 굴복하지 않았다. 형리(刑吏)도 “이 여인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다”라고 탄복하였다. 1801년 5월 22일 자신이 전교한 강경복, 문영인, 김연이(金連伊), 한신애(韓新愛) 등 4명의 여성과 함께 서소문 밖에서 참수를 당하였다. 이때 42세였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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