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25일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암페렉스(ATL)가 LG화학의 기술 특허 3개를 침해했다고 미국 미시간 동부지역 법원에 제소했다.
또한, LG화학은 일본의 화학회사 도레이와 함께 “ATL이 싸고 품질 낮은 배터리 제품을 미국 시장에 판매하면서 중국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장이 접수된 상태고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 같은 LG화학의 행보를 ‘미국 시장에서 중국 업체 밀어내기’라고 표현했다.
중국 둥관에 위치한 ATL은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2011년 암페렉스는 자회사인 컨템포러리 암페렉스 테크놀로지(CATL)를 설립했다. CATL은 애플과 기밀 유지 계약을 맺고 배터리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BMW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또한, 폭스콘으로부터 44억 대만 달러(약 160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해외 시황은 좋지 않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중국 기업 후원으로 LG화학이 생산한 2차 전지가 정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계속 제외되고 있다. 중국과의 사드로 인한 긴장 관계가 해빙기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BYD와 CATL 등은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BYD, 파나소닉에 이어 3위에 오른 CATL은 지난해 말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착공, 2020년까지 제품 생산량을 현재의 6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CATL의 작년 배터리 출하량은 6620.6MWh, 연 성장률은 256.2%에 육박한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공화당은 그동안 연방정부가 완성차업체에 지급했던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폐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전기차 보급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GM을 포함한 여러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사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기업이 자본과 시간을 들여 육성한 배터리 연구개발 인력의 중국 유출도 떠오르는 배터리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