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무장 쪽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이용 가능한 외교적ㆍ군사적 수단은 더 제약될 뿐이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15일 오전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3층에서 열린 '2018년 금융시장 전망 포럼'에서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윤 전 장관은 "최근 국내 한편에선 안보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면서 "상황 자체에 대해선 잘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과거와 달리 빈도와 속도 측면에서 과거와 달리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도 올 들어 10월까지 북한이 미사일 발사한 게 실험을 빼고도 14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중 문재인 신정부 출범 이후 발포된 것만 10발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1정부와 비교해도 지난 5년간 집권하면서 김정은 시대에만 60발 정도를 쐈다고 보면, 축적해 볼 때 김정은 시대에서 북 도발 위협이 세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초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최고 수위의 전략적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괌에 대한 중거리 미사일 공격을 시사하면서 하와이(8000km)나 미국 동부(1만2000km)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윤 전 장관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해당하는 미사일을 지난 7월 2번 발사했을 때 미국이 난리가 났다"며 "실제 괌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일본을 넘어 태평양 상공으로 향한 것도 사실상 괌에 쏜 것이나 마찬가지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라고 전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트럼프의 국회 연설이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뤄진 우리 국회 방문 연설에서 김정은 체제의 인권침해 실태와 비합리성을 지적하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폭군', '잔혹한 독재자'로 표현했다.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외교적 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 방문에는 당초 우려처럼 리스크 요인이 꽤 많이 있었다"며 "한미간 엇박자. 북한에 대한 공격적 언행,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들이 현실화되지 않고 잘 관리됐다는 게 중요하다"며 "이후 유엔 정부의 최대 압박과 관련해 죽음의 백조 등 외교적 압박이 같이되는 상황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인사말을 맡은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회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행사가 11월에 열리는 리서치 전망 포럼"이라며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언론으로부터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세계 언론에 북핵 이슈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윤병세 장관님의 초청 강연이 투자자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