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이런 일은 여자가 손해?

입력 2017-11-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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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기업들의 ‘성도덕 불감증’












[카드뉴스 팡팡] 이런 일은 여자가 손해?

직장 내 성희롱, 기업들의 ‘성도덕 불감증’


“이런 일로 소중한 우리 팀워크가 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tvN 드라마 ‘이번생은 처음이라’

보조작가인 정소민이 함께 일하는 조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실을 듣고

메인작가가 그녀를 향해 내뱉는 말입니다.

결국 정소민은 오랜 꿈인 드라마 작가의 길을 포기합니다.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화나고 억울한 상황.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며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이런 ‘억울하고 빈번한 현실’에

기업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한샘 ‘몰카’ 피해 여직원이

남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이를 알게 된 인사팀장은 여직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일이 커지면 네가 피해를 본다. 이런 경우에는 결국 여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

현대카드 성폭행 피해 여직원은

사건 이후 감사팀에 제보했지만, 회사의 최종결론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남녀 간 문제라 생각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최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언급됐던

4년 전 벌어진 르노삼성 성희롱 사건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한 여직원이 담당팀장에게 애정표현과 사적 만남을 제의받는 등의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했고

이를 문제 제기하자 해당 여직원과 이를 도와준 동료가 모두 부당징계를 받았죠.

아직까지도 이 사건은 마무리 되지 못했습니다.


과거 기업들의 사내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대한 대응방식은 엇비슷합니다.

이 사실이 더 퍼져나가기 전에

회사 이미지를 망치기 전에

‘덮자’

처음에는 이에 반항했던 피해자들도

불이익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거나

심한 경우 회사 측으로부터 해고 조치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 관련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 10명 중 7명가량은 결국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퇴사한 이들의 80%는 6개월 이내에 회사에서 쫓겨나듯이 그만둔 경우였죠.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회사로부터 직접적인 불이익을 당한 경우도 50%이상에 달했습니다.

(출처:서울여성노동자회)


결국 기업들의 이 같은 모습에

피해자들은 입을 열수가 없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또 다른 창구에

이를 호소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사건들이

이슈가 되고 논란이 되자

그제서야 기업들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나서게 됩니다.


이제는

‘성도덕 불감증’이 기업의 또 다른 리스크가 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쌓아온 소비자 신뢰를

한순간에 추락시키는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최근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한샘’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부터 주가하락까지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게 됐습니다.


“최초 성폭행은 개인 범죄라 해도,

이후 사건 은폐와 추가 피해에 이르는 과정은 회사 차원의 문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업 조직 내 성 관련 사건은 단순한 갑질이 아니라

전사적인 리스크라는 인식 아래 적절한 대책과 예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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