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바이오주 전성시대를 경험했다. 증시 격언 중 ‘주식은 꿈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딱 바이오가 그랬다. 특히 2004∼2005년 IT주들의 광풍이 시들해진 틈을 타 ‘황우석 줄기세포 열풍’과 함께 바이오주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당시 조아제약 주가는 저점 대비 4144%나 오르는 기록적인 폭등을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십여 일을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오 신드롬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간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했던 바이오주들의 주가가 추풍낙엽(秋風落葉)인 듯 몰락했다. 이후 수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증시에서 퇴출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쓴맛을 봐야 했다. 그야말로 꿈만 먹고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바이오 열풍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과거에는 꿈만 있었다면, 요즘 바이오 기업들에는 그 꿈들이 실현되고 있다.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해외 진출 성과가 본격적으로 터저나오면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종근당은 일본 기업으로 빈혈 치료제를 기술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판매 승인을 받았다. 국산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대표 주자인 셀트리온의 해외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최근 상장한 중견 기업들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올해 11월 상장한 티슈진 퇴행성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국내 임상 3상 성공과 미국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각종 치료제들이 임상 3상에 진입하거나 시판 허가를 얻어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과거와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또 단순히 테마성으로 끝날 상황도 아니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안이 있다. 잘나가던 바이오주들은 2016년 한미약품 사태에 발목을 잡히면서 1년간 숨죽이며 지내야 했다. 이처럼 시장의 리스크를 감내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현명한 투자 방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이오 신드롬에 빠져 무턱대고 추종매매를 하다가는 또다시 역풍에 휘둘릴 수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업체들에 대해 단순히 라이선싱 아웃(기술 수출)과 관련된 루머나 기대감보다는 임상 데이터 결과에 기반한 합리적인 투자를 선택해야 한다. 글로벌 제약사의 수요가 있는 후보물질인지, 향후 상용화되었을 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만한 임상 결과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다시 찾아온 바이오주 전성시대를 만끽하라. 더불어 과거보다 현명한 투자를 선택, 다시 한번 후퇴하는 패턴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