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법부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운전자를 자영업자가 아닌 종업원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영국 사법부의 판결에 ‘긱 이코노미(gig economy)’를 근간으로 한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난 10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영국 런던 고용재판부 항소부는 이날 “우버 운전자는 자영업자가 아닌 사업자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종업원이다”라고 판결했다. 우버 운전자인 제임스 파라, 야신 아슬람 등이 우버 기사를 자영업자로 분류한 우버의 조처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낸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말 이들은 이미 한 번 승소했다. 우버가 이에 항소했고, 2심 항소부에서도 사법부는 우버 운전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우버는 영국에서 최저임금을 준수해야 하고 유급 휴가 및 기타 수당을 줘야 한다. 영국 최대 노조 단체인 GMB 측은 법원의 판결을 “획기적인 승리”라고 반겼다. 페닌술라의 알란 프라이스 고용 전문 변호사는 “영국에서 4만 명의 우버 운전자가 노동자로서 고용을 보장받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우버는 판결에 불복하며 대법원까지 이 사안을 끌고 갈 의지를 보였다. 우버의 톰 엘비지 매니저는 “우버 앱이 출시되기 택시들은 수십 년간 자영업자로 존재해왔다”며 “우버 드라이버들이 우버를 택하는 이유도 자신의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등 자유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작년에 우리는 우버 운전자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자 앱을 발전시켰고, 질병 및 상해 보험과 같은 조건들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변호사들은 이 결정이 긱 이코노미 성격을 가진 업체들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긱 이코노미는 자신의 재능과 자산을 이용해 그때그때 노동을 사고파는 독립형 일자리 경제를 뜻한다. 긱 이코노미를 모델로 삼은 업체들은 우버를 포함해 리프트, 배탈 주문 업체인 인스타카트, 딜리버루 등이 있다. 클라이드&컴퍼티의 닉 엘웰-서튼 변호사는 “긱 이코노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진 셈이기 때문에 영국에서 새로운 긱 이코노미 사업체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