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반전세’ 거래 1년 새 반토막

입력 2017-11-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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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종로구 제외 모두 감소… 입주물량·멸실가구 증가 영향

서울시의 아파트 반전세(준전세) 거래건수가 1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입주물량이 늘면서 세입자의 교섭력이 커진 데다, 재건축 진행으로 멸실가구가 증가한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에서 거래된 아파트 준전세 거래는 1455건으로 전년 동기(2553건)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20.8%↓), 월세(10.8%↓), 준월세(19.9%↓)의 감소폭보다 크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종로구(7건), 중구(3건)를 제외하고 송파구(182건↓), 서초구(100건↓), 마포구(96건↓), 노원구(90건↓) 등 23개 지역에서 준전세 거래가 줄었다.

준전세는 한국감정원이 2015년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 변경’을 통해 도입한 개념이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월세를 의미한다. 준전세는 전세난 시기에 전세금 상승분을 세입자가 월세로 지급하면서 통용됐다. 저금리 기조에 목돈을 굴리기 어려운 집주인은 선호하는 반면, 세입자는 매달 월세를 내야 해 부담이 크다. 이에 준전세 거래량이 줄었다는 것은 세입자의 교섭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물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세입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시의 아파트 임대차 전체 거래(1만2336건)에서 전세(8855건)가 차지하는 비중은 71.8%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68.8%(전체 1만6250건, 전세 1만1181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입주물량이 증가한 것도 전세 선호현상에 힘을 실었다는 시각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시의 올해(예정 포함)와 내년 입주물량은 각각 2만6718가구, 3만4925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 2만5887가구보다 1만 가구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국 기준으로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예정 포함) 38만572가구보다 5만 가구 이상 증가한 44만999가구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29만3021가구와 비교했을 때 15만 가구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에 전세물량이 많은 시기”라며 “일반적으로 세입자는 전세를,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는데 반전세 계약이 줄었다는 것은 전세 물량이 넘쳐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전세는 전세난의 후폭풍으로 생겨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이해타산이 맞아서 생긴 것”이라며 “결국, 전세난은 잠잠해지고 세입자의 교섭력이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서울시 재건축 시행 역시 준전세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재건축으로 멸실가구가 증가하면서 거래가 줄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반전세가 많은 지역이 반포, 서초 등 강남권이었는데 해당 지역이 재건축으로 인해 멸실가구가 많아져 반전세 물량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전세 개념이 생겨난 지 얼마되지 않아 반전세에서 발생한 월세를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는 등 자체 신고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작년에 거래건수가 많았다면 계약시점을 2년으로 봤을 때 내년에 거래건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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