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건설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9% 오른 109.80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22개 업종별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체 개별지수 중에서는 △코스피200 건설 레버리지 △코스피200 중공업 레버리지 △코스피200 건설 △코스피200 중공업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주로 건설사와 조선사의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이들 업종이 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데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파 숙청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감산 합의를 지지해온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입지가 공고해졌다는 평가 속에 국제유가(WTI 기준)가 하루 사이에 3.1% 급등한 1배럴 당 57.35달러까지 치솟은 것. 이는 2015년 6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유가 상승은 중동 산유국의 재정수지 개선으로 직결된다. 이는 곧 이들 국가의 발주 물량이 많아진다는 의미여서 통상 국내 수주산업의 호재로 해석된다. 이날 건설업종은 현대건설(7.73%), GS건설(4.83%), 삼성엔지니어링(4.71%), 대림산업(3.72%) 등 해외사업 규모가 큰 업체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그간의 해외수주 부진이 상당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셈이다.
한진중공업(5.48%), 삼성중공업(5.33%), 대우조선해양(4.44%), 현대중공업(4.13%), 현대미포조선(3.21%) 등 저유가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주도 일제히 올랐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 전방산업은 유가와 발주량이 같이 움직인다”면서 “내일 당장 발주가 나오지는 않지만, 좋아질 것이라는 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사의 주가는 뒷걸음질을 쳤다. 유가 상승으로 영업비용의 25~30%를 차지하는 연료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진에어 지주사인 한진칼이 이날 2.20% 하락했고 아시아나항공(-1.96%)과 대한항공(-1.88%)도 내림세를 보였다. 길었던 추석연휴 효과로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유가상승 우려로 투자 심리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유가 상승이 어느 선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에 쏠린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1배럴 당 7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크고 미국의 원유 재고도 지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수급 개선과 사우디 사태로 유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심리적 요인에 따른 유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미국 내 셰일오일 채굴 관련 투자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오를 수는 있지만, 보다 긴 시각에서는 배럴당 40~60달러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