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분주…흥국생명,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

입력 2017-11-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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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나선 가운데, 흥국생명이 5억 달러(약 56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해외투자자를 끌어모아 7억 달러(약 7800억 원)가량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지급여력(RBC)비율을 30%포인트가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흥국생명의 RBC비율은 162%로 금융감독원 권고안인 1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확보한 자금의 재투자 계획은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흥국생명의 운용자산 이익률(8월 기준)은 3.8% 수준으로 업계 평균(3.7%)을 조금 웃도는 상태다. 흥국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주관은 노무라증권, JP모간 등이 맡았으며 9일 발행될 예정이다.

당초 업계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흥국생명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Baa1(무디스)으로 영구채 신용등급은 이보다 두 단계 낮은 Baa3이다. 이는 무디스 기준에서 투자 가능한 평가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흥국생명이 희망했던 금리 수준인 4.625%보다 높은 5%대로 금리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수요예측 결과 금리는 희망금리보다 낮은 4.475%로 결정됐다. 이는 흥국생명이 싱가포르, 홍콩, 런던 등을 돌며 펼친 로드쇼에서 투자 매력을 충분히 어필한 결과라는 평가다. 투자에 참여 의사를 보인 글로벌 기관투자가 43곳 중 아시아 비중은 77%, 유럽 23%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보생명에 이어 흥국생명이 성공적으로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게 되면서 자본확충 안을 고민 중인 중소형 생보사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보업계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올해 자본확충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새 회계제도가 적용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돼 부채가 급증한 영향으로 RBC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50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하나생명(500억 원), NH농협생명(5000억 원), DGB생명(550억 원) 등은 후순위채로 자본을 확충했다. 동양생명(5283억 원), 알리안츠생명보험(2180억 원) 등은 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다.

다만,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기본자금의 50% 한도 내에서 보완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잔존 만기 5년차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차감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신종자본증권 등을 포함해 쏟아지는 물량을 국내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불안했던 흥국생명의 성공으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눈을 돌리는 중소형 보험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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