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전속보험설계 이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보험설계사를 정규직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이탈 현상을 가속화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상위 5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 등록된 설계사는 총 20만5846명이다. 이 중 보험사들이 직접 고용하는 전속설계사는 13만4860명이다. 2014년 6월 말 당시 등록설계사 수는 20만647명, 전속설계사 수는 14만6025명이었다. 3년간 전체 설계사는 5000여 명 늘어난 반면 전속설계사는 1만1000여명가량 줄어든 것이다.
등록설계사 중 전속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72.8%, 2015년 70.9%, 2016년 69.9%에 이어 올해 65.5%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전속설계사들이 독립법인대리점(GA)으로 옮겨가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사의 상품만 팔 수 있는 전속설계사와 달리 GA 설계사는 몇 가지 보험사 상품을 팔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그만큼 수수료를 많이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보험설계사의 정규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17일 고용노동부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노동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보험사는 전속설계사의 수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새 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앞두고 비용 감축이 중요한 시점이라 높아지는 전속설계사 인건비가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실적이 안 좋은 설계사도 보험사가 전속으로 두고 교육하면서 개선시킬 수 있었지만 정규직화된다면 비용 문제 때문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설계사들은 정예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온라인판매, 전화판매 등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면서도 “비대면채널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GA 의존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