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여성친화기업 (24)삼정KPMG] “나도 겪은 경력단절 좌절감… 후배들은 겪지 말았으면”

입력 2017-11-02 11:11 수정 2017-11-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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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희 삼정KPMG 교육총괄 전무 일문일답

▲서지희 삼정KPMG 교육총괄 전무가 서울 강남구 파이낸스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 전무는 회계법인 1세대 여성임원이다. 30년간 회계, 감사 업무를 해오면서 전문성을 키웠고, 정부부처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조직 내 여성위원회를 이끌며 건강한 조직문화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지희 삼정KPMG 교육총괄 전무가 서울 강남구 파이낸스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 전무는 회계법인 1세대 여성임원이다. 30년간 회계, 감사 업무를 해오면서 전문성을 키웠고, 정부부처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조직 내 여성위원회를 이끌며 건강한 조직문화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인생은 마라톤이다. 자신의 속도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은 일·가정양립 문제로 늘 고민한다. 나도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2년간 느린 시계를 가지고 살면서 일의 가치와 의미를 알게 됐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번아웃(burn out·소진하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존감을 높이는 게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길이다.”

서지희 삼정KPMG 교육총괄 전무가 강조한 말이다. 여성이 경력단절하지 않고 계속 근로하면서 자기 커리어를 쌓아 나가려면 자신을 존중하는 자존감을 높이고 마음의 근력인 회복 탄력성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서 전무는 회계법인 1세대 여성 임원이다. 30년간 회계·감사 업무를 해오면서 전문성을 키웠고 정부 부처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보수적이고 남성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여성 리더로 성장하면서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조직 내 여성위원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어떤 가치로 조직문화 만들기에 힘쓰는지 궁금했다.

- 삼정KPMG의 노우(KNOW, KPMG Network Of Women)란 무엇인가

“노우는 KPMG 조직 내 여성위원회(Women Council)로서 한국에는 2011년 도입됐다. 여성 임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여성 임직원 간 네트워크 형성 △중장기적 커리어 개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방안 모색 등에 목적을 두고 운영한다. 연 3회 정기모임을 비롯해 연 2회 리더십과 코칭 관련 외부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매니저 직급 이상의 여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자발적으로 참여한 9명의 운영위원이 연간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 노우를 이끄는 회장으로서 그간 느낀 소회는

“조직 내 여성위원회는 점차 진화하고 있다. 여성위원회의 활동은 조직의 전략 방향과 연계돼야 하고,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포용과 다양성이 조직문화의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출산·육아 휴직 등 최소한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여성위원회 버전 1.0’에서 조직을 여성·가족 친화적으로 만드는 ‘여성위원회 버전 2.0’을 지나 다음 단계로 가고 있다. 노우가 이제는 여성위원회가 아닌 다양성 위원회로 변화해 버전 3.0으로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한다.”

- 여성 인력 육성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이유가 있다면

“198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KPMG에 여성으로 처음 입사했고, 2003년 대형회계법인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됐다. 회계업계에서는 여성으로 퍼스트 펭귄(선구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역량 있는 여성 회계사들이 결혼과 출산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회계법인을 떠나는 것이 안타깝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에게 조금 덜어주도록 하는 게 선배로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서 전무의 목표는

“현재 삼정KPMG의 조직문화 리더를 맡고 있다. 행복한 일터를 구현해 사회에서 사랑받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 우수한 여성 인력이 회계업계에 더 많이 진출하고 잘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싶다. 업계의 유연화와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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