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산 작업을 이유로 위약금 유예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달 중순에야 전산 작업이 마무리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타사보다 최대 두 달이 늦은 셈.
KT 관계자는 “각 사마다 가입자 규모가 차이가 있고 전산시스템이 달라서 늦어지고 있다”며 “유·무선 시스템이 통합돼 전산 연동에 타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위약금 면제 지연은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전가되고 있다. 약정이 6개월 미만 남은 KT 고객이 현재 기기변경 없이 25% 요금할인으로 갈아타면 위약금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15일 25% 요금할인 시행에 맞춰 위약금 유예 제도를 시작했고,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0일부터 적용 중이다.
이 제도는 남은 약정 기간이 6개월 이하인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25% 요금할인을 받으려고 통신사 변경 없이 재약정하면 위약금을 유예해준다. 단 남은 약정 기간만큼 새로운 약정을 유지해야 위약금이 면제된다.
KT는 정부와 협의해 연내 도입한다고만 밝혔다가 지난달에야 11월 중순이면 가능하다고 알렸다. 그 사이 고객에게는 ‘위약금 면제가 안 된다’고 안내해 불만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기존 정책에 따라 약정한 지 6개월이 지난 KT 고객은 기기변경 시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5%포인트 추가 할인을 위해 고가의 휴대전화를 바꿀 만한 고객은 많지 않다.
결국 KT 고객은 두 달 동안 위약금 부담 덕분에 20% 요금할인에 발이 묶여 추가 통신비를 내야 하는 것이다.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가 위약금 없이 바로 25% 요금할인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면 최대 1만1000원을 아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