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통해 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나서 경제성장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집권 2기를 맞게 된 새 지도부가 장기적인 경제 이슈에 초점을 맞출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진핑의 경제자문인 양웨이민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는 GDP를 두 배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동안 오는 2020년까지 GDP를 2010년의 배로 늘린다는 목표 하에 경제정책을 운용해왔다.
양 부주임은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 단계에서 벗어나 양질의 발전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가 빠른 성장속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효율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양질의 경제성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리들은 이런 접근법이 성장목표를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에 대한 강조에서 벗어나 경제를 관리하는 데 여지를 좀 더 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초기에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개혁을 추진해 좀 더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틀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듯 했다. 그러나 2기로 넘어가는 당대회를 앞두고 올해 다시 부채와 정부 투자에 의존해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과거로 돌아갔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인 6.5% 안팎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권력기반을 확고부동하게 다짐에 따라 다시 개혁에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주 19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국민 모두가 잘 사는 중산층 사회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강조했으나 이를 구체적 수치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향후 수년간 낮은 성장을 용인하는 대신 부채 감소 등 현재 필요로 하는 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