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정부 승인 받지 않은 불법 모금 활동…미꾸라지 한 마리가 진흙탕 만들어"

입력 2017-10-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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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여중생 딸 친구 살해 및 시신 유기 사건으로 구속된 가운데 13년간 약 13억 원의 후원금과 1억여 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영학이 자기 블로그에다 계좌번호를 올려놓고 불특정 다수에게 도와달라고 해서 모금한 것은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 행위"라며 "이로 인해 기부 문화가 위축될까 우려가 크다"라고 밝혔다.

정무성 교수는 25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이영학이 얼굴을 아는 이웃이나 지인에게 '나 너무 힘들어. 도와줘'라고 해서 돈을 받는 건 개인적인 관계의 상부상조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 불특정다수를 향해 돈을 걷는 행위는 설사 투명하게 쓰였다 할지라도 정부 승인을 받지 않으면 모두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무성 교수는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사람의 어떤 감성을 자극해서 눈물 짜기 형식으로 모금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돈을 거저 주는데 이영학이 이런 틈새를 잘 이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이번 사건으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완전히 진흙탕을 만드는 꼴이 돼 버렸다"라며 "모금단체 중에는 기부자들의 돈을 모아서 바르게 쓰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자칫 기부 문화가 위축될까 우려가 크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정부 승인을 안 받고 기부금을 모금하는 조직에 대해 관리할 수 있는 어떤 근거가 없다"라며 "이렇게 때문에 외국에서는 이런 모금단체를 감시하는 그런 시민단체가 많은데, 시민들이 서로 감시해 가면서 우리나라 기부문화를 투명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큰 과제"라고 주장했다.

미국 시애틀의 한 한인언론사에서 근무하며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게 기부 활동을 했다는 김성대 기자는 이영학과의 첫 만남에 대해 언급했다.

김성대 기자는 "2009년 2월 자기 딸 치료비가 없다고 해서 좀 도와달라고 해 친분이 있는 목사님을 소개시켜줬다"라며 "그 목사님이 주일 예배 시간에 신앙 간증시간을 줬다. 이영학이 간증을 했고, 교회분들이 8000여 달러를 모금해 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영학의 첫인상은 담배도 피고 가운데 손가락에 문신도 조그맣게 돼 있더라. 그래서 내가 아들 같고 해서 '네가 지금 다니면서 모금활동해서 딸 치료비 쓰면서 네가 담배 피우고 하는 것은 누가봐도 아니다"라며 나무랐더니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이영학이) 의정부에서 조폭들 심부름하고 그런 거 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김성대 기자는 "이영학이 몇 달 지나서 '선생님, 내년에 아연이 데리고 한 번 다시 가려고 그런다고. 간 김에 관광도 하고 그러려고 한다'고 해서 제가 오지 말라고 했다"라며 "여유가 있어야 관광도 가는 건데 다른 사람한테 후원을 받아서 그 돈으로 관광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어금니 아빠'라며 이영학의 얼굴이 나오는데 진짜 머리가 띵해서 며칠간 밤에 잠을 못 잤다"라며 "이후에 교민들 사이에서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도 나오는데 걱정이더라"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2005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그의 딸과 아내의 후원계좌 3개를 분석한 결과 12억8000만 원의 후원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영학의 계좌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송금된 1억6000만 원가량이 딸의 진료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나머지 11억 원의 사용처를 두고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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