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만든 구글폰에 '번인' 발생

입력 2017-10-25 09:02 수정 2017-10-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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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OLED TV에 대해 번인(Burn-in)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연일 저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논쟁이 스마트폰으로 번질 조짐이다. 번인은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둘 경우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인데, OLED 디스플레이의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LG OLED 패널 사용한 구글 스마트폰에 번인 현상= 25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픽셀2 XL’에서 화면을 전환했을 때 이전 화면이 나타나거나 화면 하단에 탐색 바가 보이지 않아야 함에도 희미하게 나타나는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IT 매체 ‘안드로이드 센트럴’의 알렉스 도비가 픽셀2 XL 리뷰 제품을 사용하면서 처음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퀘이로즈 구글 픽셀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이러한 이슈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받았으며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BBC는 생산 중단과 이미 출하된 기기의 리콜이 구글이 맞이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픽셀2 XL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해 LG전자가 제조한 제품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OLED TV의 번인 현상을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LG에는 악재인 셈이다. 중소형 OLED 패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LG디스플레이 역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이번 번인 논란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평균 사용 기간이 2~3년인 스마트폰은 OLED를 사용하더라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내구성이 중요한 TV나 게임 모니터는 OLED를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BBC 역시 OLED 번인 현상은 오래된 스마트폰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고급형 모델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 OLED TV 공격 강도 높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3일 오후 자사 뉴스룸에 올린 ‘알아두면 쓸모 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음향ㆍ영상 전문 웹 사이트인 ‘AVS포럼’에서 벌어진 번인 현상 토론과 미국 IT 매체 알팅스의 실험 결과를 거론하며 OLED TV의 약점으로 번인 현상을 지적했다.

특히 알팅스가 진행한 로고 이미지 잔상 실험 결과, 삼성전자의 QLED TV는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으나 OLED TV는 5.5점에 그쳤다며 자사 제품의 기술 우위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OLED는 TV를 뒤에서 빛을 쏴주는 광원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TV를 보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유기물이라는 한계 탓에 픽셀(화소) 수명이 줄어들면서 ‘번인 현상’이 발생한다”며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을 사용하는 QLED TV는 쉽게 변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노남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 역시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IMID 2017 비즈니스 포럼’에서 OLED TV와 LCD TV를 비교하는 한편, OLED TV의 잔상 문제를 언급했다. 노 상무는 “OLED는 같은 로고를 투사할 때 번인 현상이 발견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고려한다면 LCD 사용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공식적으로 저격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삼성전자는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해당 동영상에는 LG전자의 55인치 OLED TV와 삼성전자 55인치 QLED TV 두 대가 나란히 배치했다. 6명의 프로 게이머를 섭외해 이들에게 12시간 동안 두 TV를 통해 게임을 하게 한 뒤 전원을 끈 두 TV의 잔상을 비교했다. LG OLED TV에는 여러 곳에 잔상이 나타났지만 자사 QLED TV에는 잔상 하나 없이 깨끗하다는 메시지로 동영상은 끝이 난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내 기업을 이렇게 공격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최근 실적을 보면 시장이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록 기자, 오예린 기자, 이주혜 기자 s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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