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할 당시 손익계산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진흥부 투자 담당자가 '예비검토보고서'를 작성하기 하루 전에야 영화 제작사에 예산서와 손익분석 등의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이 드러났다.
게다가 제작사가 기업은행에 보낸 '인천상륙작전 예상 손익' 자료에는 사업계획과 수익 산출 방식 등 기본적인 내용 조차 담겨 있지 않았다.
투자 과정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제작 한달전에 출연배우 미정으로 작성된 ‘수정 예산서’를 근거로 6억 2500만원의 금액을 추가로 투자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의 인천상륙작전 영화 총 투자금액은 26억 2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결정 공개 시기도 석연치 않다. 기업은행이 최종 투자를 확정하기도 전에 제작사는 이미 “IBK기업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인천상륙작전 제작사는 2015년 10월 30일 제작 발표회를 열고 기업은행이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투자 참여를 위해 실무협의회를 개최한 것은 제작발표회 하루 전날인 10월 29일이었고, 심사위원회가 투자를 최종 확정한 것은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난 11월 6일 이었다.
최종 계약서가 작성된 시점이 11월 9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적인 투자 결정이 나기 10일 전 이미 제작사에서 기업은행의 투자 결정을 발표한 셈이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박 의원의 지적에 “향후 투자를 결정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투자를 요청하는 제작사의 관련 자료가 부실한 것은 영화계의 관행"이라면서도 "배급사와 투자자가 주도적인 관계로 변한 첫 사례"라고 해명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2015년 10월 29일 기준으로 영화 11편에 46억 원을 투자했다. 영화 한 편당 평균 투자금액은 4억 2000만 원이다.
연평해전과 인천상륙작전 두 영화 투자금액만 36억 2500만 원으로 전체 영화 투자금액의 50%가 넘는다. 기업은행은 연평해전 91.7%, 인천상륙작전 27.4%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