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주요 이슈로 자주 오르내리던 키워드는 ‘독립’이었다. 스페인 카탈루냐와 이라크 쿠르드족이 오랜 염원이었던 독립국가 실현을 위해 행동에 나섰기 때문.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와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각각 지난달 25일과 이달 1일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해 모두 압도적인 찬성을 이끌어냈다. 주변국의 우려와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투표를 강행하면서 이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카탈루냐의 경우 유럽에서만 영국의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독립을 요구하는 지역이 15곳에 달해 자칫 연쇄 독립 움직임으로 이어질까 유럽국가들이 노심초사했다.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은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독립 이슈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뉴욕증시의 경우 9월 말부터 사상 최고치를 거듭했으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지난해 여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전 수준에서 13% 올랐다. 이라크 최대 유전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에너지 관련 종목 역시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CNBC는 기존 체제에 대한 탈퇴와 독립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움츠러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독립 리스크’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증시를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보리스 쉴로스베르 BK자산운용의 환율 전략 책임자는 “독립과 관련한 모든 정치적 상황이 장기화할 리스크가 있지만, 독립을 주장하는 지역과 해당 국가와의 경제적 관계가 워낙 깊어 전면적인 분리독립 리스크는 전반적으로 낮다고 본다”면서 “이에 시장은 이들이 쥐고 있는 패에 완전 독립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독립 가능성 역시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카탈루냐가 독립에 성공한다면 카탈루냐는 EU 내에서 고립될 것이며 EU 역내 국가들과 교역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정부의 반대에도 주민투표를 강행했던 두 자치정부의 패기는 온데간데없이 이들의 독립 움직임은 사실상 ‘삼일천하’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에라도 독립을 선언할 듯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을 우려해 스페인 중앙정부에 두 달간 독립 추진 유예 조건으로 대화를 제안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에 19일 오전까지 독립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사실상 전세가 역전된 셈이다. 이라크 쿠르드족도 마찬가지다. 이라크군은 15일 KRG의 ‘돈줄’인 키르쿠크 유전지대를 탈환하며 압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