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9일 “과거 초원길, 비단길과 같은 전통적인 동서 교류축을 다변화해 동남아, 유라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남북 교류축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 플랜트산업협회와 세계은행 소소기구인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초청 '해외 프로젝트 수주 선진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현종 본부장, 문재도 무역보험공사 사장, 혼다 게이코 MIGA 최고경영자, 국내 건설ㆍ플랜트 수출 중소ㆍ중견기업과 대기업, 금융기관 임직원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진출 촉진을 통한 수출 고부가가치화와 시장 다변화 방안을 논의했다.
투자개발형 프로젝트는 단순도급방식과 달리 사업의 개발부터, 자금조달, 시공, 운영, 사후관리에 이르는 프로젝트 전 과정을 주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이 자리에서 김 본부장은 “지난달 수출이 551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품목 다변화와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단일 품목을 대량 생산하는 기존 수출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부가가치가 높고 서비스ㆍ투자ㆍ무역을 융합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과거 초원길, 비단길과 같은 전통적인 동서 교류축을 다변화해 동남아, 유라시아, 아프리카와 같은 남북 교류축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품목다변화와 시장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설계ㆍ운영ㆍ건설ㆍ금융조달이 결합된 복합재 수출로 동남아, 유라시아, 아프리카 국가의 수요가 높은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수주 선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본부장은 산업ㆍ금융ㆍ무역ㆍ통상을 연계한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산업과 금융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초기 구상부터 자금조달, 시공, 운영, 사후관리까지 사업의 모든 과정을 주도하는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뒷받침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기획력, 설계기술 등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신흥시장 프로젝트에 대해 선제적인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무역보험공사와 MIGA와 협력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키로 했다.
정부는 유망 신흥시장과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해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발굴ㆍ추진한다.
동남아ㆍ유라시아ㆍ아프리카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이 부족했던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발전ㆍ담수ㆍ도로ㆍ교량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이들 국가의 경제 성장과 빈곤 퇴치에 이바지하면서 우리 프로젝트 수출 시장의 저변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프로젝트 수주시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동반 진출할 경우 무역금융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이 공동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적극 모색해주기를 당부했다.
한편, 무역보험공사는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MIGA와 보증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 우리 기업들의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MIGA가 보증할 경우 해외 프로젝트 시장에서 세계은행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개도국 정부의 계약 이행 위반 가능성을 낮추고, 투자손실 리스크 관련 분쟁 발생시 국제투자보증기구가 사전에 조정ㆍ해결해 우리 기업의 투자금 회수 안정성과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번 협력 프로그램으로 MIGA가 우리 기업의 투자에 대해 손실 위험을 보증하고, 무역보험공사가 이 중 일부를 재보험으로 분담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투자보증기구의 보증 한도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료 부담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무역보험공사는 MIGA와의 최초 협력사례로 올해 3월 SK건설ㆍ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수주한 세계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교량 건설 프로젝트 투자를 보증하는 방안을 협의한다.
이 프로젝트는 터키 정부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이 핵심 위험요인으로 국제투자보증기구가 보증할 경우 투자금 회수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