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의 한 장이 될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18일(현지시간) 리커창 총리의 개막 선언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1기 5년간의 성과를 정리하는 정부 업무보고를 하면서 19차 당대회가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새 시대를 맞이했다”며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안정적이면서 풍요로운 상태)’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 이번 당대회의 주제”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자신이 강조한 ‘중국몽(中國夢)’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몽은 세계무대에서 중국의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시진핑의 핵심 이념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 5년간의 경제적 성과를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5년간 거대한 경제적 성취를 이뤄냈으며 세계 경제성장에 30% 이상 기여했다”며 “중국은 여전히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에 있다. 전망은 밝지만 도전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번성하는 디지털 경제와 인프라 투자도 언급하면서 정부가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군 개혁에 따른 국방강화와 부패 적발 등 당내 기강 확립도 집권 1기 성과로 열거했으며 남중국해에서 인공 섬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사회 부문에서 그는 “많은 사람이 얘기하듯이 중국의 소프트파워는 크게 향상됐다”며 “핵심적인 사회주의 가치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 전체와 사회의 단합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국가안보도 완전히 튼튼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 불평등과 환경오염, 교육과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 등 사회적 긴장 요소를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의식한 듯 시 주석은 “중국이 기후변화 논의를 주도하는 운전석에 앉아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홍콩과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국양제를 충실히 지킬 것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권력을 확고히 장악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덩위원 전 중국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 편집장은 “당 지도자들은 항상 절박한 위기감을 갖고 있었으며 시 주석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강경하면서도 중앙집권적인 통치방식은 시 주석의 솔류션”이라고 말했다.
마오쩌둥이 계급투쟁을 강조하고 덩샤오핑이 실용주의에 입각해 자본주의를 포용했다면 시진핑의 비전은 당의 역할을 중심으로 중국의 위대함을 회복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그가 부르는 중국몽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정되는 당장에서 시진핑의 통치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시 주석의 이름을 붙여 포함되면 그는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선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당대회에서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 전 주석들이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번 당대회의 최고 수뇌부 격인 주석단 상무위원회 42명에는 장쩌민, 후진타오를 포함해 원로들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다만 5년 전 당대회에서는 이들 원로가 사전에 언론 앞에 등장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이번에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원로들의 발언력이 크게 저하됐음을 시사했다.
24일까지 진행되는 19차 당대회에서는 지도 간부인 200명의 중앙위원을 선출하고 당 헌법 성격의 ‘당장(黨章)’을 개정하는 문제 등이 논의된다. 폐막 다음 날인 25일에 열리는 제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 아래 정치국원 인사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