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메신저를 통한 금융거래가 일반화하고 있다. 심지어 채권도 거래된다. 불법은 아니지만 거래 기록 보관이 부실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를 진행할 때 트레이더들이 위챗을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위챗은 중국 IT 기업 텐센트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채권시장은 11조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분석 의뢰와 거래 주문 등에 위챗이나 QQ 등의 개인 계정을 사용한다. 중국 채권시장에서는 가격이나 규모, 조건 등 거래의 상세 내역을 개인 간 대화로 주고받는 게 일반적이다.
메신저 앱을 사용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선진 금융시장에서 거래 기록을 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최근 홍콩의 한 은행가는 위챗과 휴대전화로 거래 주문을 받은 사실이 시 당국에 의해 드러나 견책을 받았다. 홍콩 보콤인터네셔널홀딩스의 하오 홍 수석전략가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면서도 “위챗 계정은 개인적이며 규제가 없기 때문에 거래에 위챗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메시지 기록을 보관하도록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위챗이나 QQ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적용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전국금융시장기관투자자협회는 중계인들이 최소 3개월 동안 거래 대화 내용을 보관하도록 하는 규정을 웹사이트를 통해 고시했다.
관계자들은 위챗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거래 기록은 보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왕밍 상하이 야오지 에셋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위챗과 QQ를 사용하는 게 전화 통화를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면서도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거래는 파악할 수 없으므로 직원들이 위챗·QQ를 통한 거래 기록을 회사 컴퓨터에 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금융 정보를 교환하는 데 개인용 메신저 앱을 사용하는 곳은 중국뿐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만에서는 모바일 채팅 앱 라인을, 한국에서는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메신저의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개인 메신저 사용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텍스트 메신저 사용을 금지했으며 월가의 은행들도 개인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에셋의 알렉스 부샤디 아시아채권 총괄 책임자는 “기술은 채권 시장에서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여전히 거래 확인을 위해서는 특정한 절차와 메커니즘, 원칙·규정 준수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당신이 거래에서 실수했다면 어떻게 추적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