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행한 이후 전체 대학정원은 줄었으나, 일부 대학들의 입학정원은 ‘정원외 모집’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입학정원 현황’에 따르면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시행 이전인 2014년 34만5459명이었던 입학정원은 2017년 32만828명으로 2만4631명이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입학정원과 별도로 산출하는 정원외 모집인원의 경우 2014년 3만8110명에서 2017년 3만9601명으로 오히려 1491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대학들의 경우 입학정원은 1874명을 줄인 반면에 정원외 모집인원은 1533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학령인구감소를 근거로 대학들의 입학정원 감축을 추진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시행한 결과 4년제 대학의 정원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 비중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정원외 정원의 경우 서울지역 대학들은 오히려 사업시행 이전보다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정부의 정책을 서울지역 대학들이 통제받지 않는 정원인 정원외 모집을 통해 회피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서울 집중 현상이 오히려 강화되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시행 이전인 2014년 서울지역의 입학정원 및 모집인원 합계 비중은 22.4%였다. 그러나 2017년은 23.7%로 1.3%늘어났다. 정원내 입학정원에서는 1.1% 증가했지만 정원외 모집인원에서 2.8%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 외에도 경기도와 인천도 소폭으로 비중이 증가했다.
문제는 정원외 정원이 애초 지역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발생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생겨났음에도 점차 이런 성격외의 선발인원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의원실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2017년 대학 전형유형별 대학 신입생 입학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만742명이 입학한 정원외 정원에서 외국인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으로 합격한 인원은 5620명, 대학별독자기준 선발로 입학한 인원은 9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외국인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으로 합격한 인원은 9048명, 대학별독자기준 선발로 입학한 인원은 8844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로 대학들의 정원내 입학정원을 줄였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대학들은 정원외 정원의 모집취지에 어긋나는 학생선발을 늘려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유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구조개혁은 불가피 하지만, 정작 서울지역 대학들은 정원외 정원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고 있었다”면서 “학생정원 감축의 단선적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벗어나 지방대학육성 및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한 고등교육발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