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 교수를 만난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었던 테일러 교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학자다. 그가 창안한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은 현재 연준과 한국은행 등 세계 여러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고 있다. 테일러 준칙은 중앙은행이 실제 경제성장률과 잠재 경제성장률의 차이과 실제 물가상승률과 목표 물가상승률과의 차이에 가중치를 부여해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양적완화 정책 및 제로금리 비판론자인 그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서도 가장 매파적인 인사로 꼽힌다. 테일러 교수는 종종 의회 청문회에 공화당 측 증인으로 출석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압박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옐런은 경제가 받는 충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연준 차기 의장 선정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한다. 현재 의장직을 맡은 옐런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며, 부의장인 스탠리 피셔는 지난달 초 사의를 표명하고 임기 일주일만을 남겨둔 상태다.
현재 테일러 교수를 포함해 옐런 의장, 케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등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40년간 연준 의장 모두 연임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의 재지명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 참모진이 규제완화와 관련해 연준 조직 내 변화의 필요성을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