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이 성추행 혐의로 지난 주말 자신이 세운 회사, 더웨인스타인컴퍼니에서 해고된 가운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웨인스타인이 전격적으로 해고되면서 할리우드에 만연한 성차별적인 문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더웨인스타인컴퍼니는 사명 변경을 고려하는 등 독자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소개했다.
웨인스타인은 킹스스피치와 펄프픽션, 굿윌헌팅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영화들을 제작해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CBE 훈장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프랑스 레종도뇌르 훈장의 수훈자가 됐다.
그러나 이런 웨인스타인은 지난 수십년간 여배우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하루아침에 추락하게 됐다. 지난주 성추행 사실을 최초로 폭로한 뉴욕타임스(NYT)는 웨인스타인이 1990~2015년 사이에 최소 8명의 여성을 성추행 했으며 이후 합의했다고 전했다. NYT와 인터뷰한 피해자 중에는 유명 여배우인 애슐리 주드도 포함됐다.
당초 더웨인스타인컴퍼니는 휴직을 고려했으나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결국 지난 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전격적으로 해고 처분을 내렸다. 해고 결정을 내린 이사 중에는 하비의 동생이자 공동 설립자인 로버트 웨인스타인도 포함됐다. 또 회사는 불명예의 상징이 된 사명 변경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성추행 스캔들로 더웨인스타인컴퍼니 자체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CNN 간판 앵커인 제이크 테퍼는 8일 밤 트위터에 “미라맥스 파트너들은 수십년간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는가. 웨인스타인이 개인 돈으로 모든 합의금을 지불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웨인스타인은 동생과 함께 1979년 미라맥스를 설립해 독립영화의 대명사로 성공시켰다. 웨인스타인 형제는 1993년 디즈니에 미라맥스를 매각했으며 이후 2005년 자신들의 새 회사인 더웨인스타인컴퍼니를 다시 세웠다.
한편 메릴 스트립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웨인스타인을 비판하는 성명을 일제히 내놓았다. 메릴 스트립은 “하비 웨인스타인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뉴스는 그를 지지해왔던 사람들을 소름끼치게 했다”며 “이런 학대를 폭로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대담한 여성들은 우리의 영웅”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범죄에 대해 전혀 몰랐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용서할 수 없지만 친숙한 권력 남용이다. 각자의 용감한 목소리가 궁극적으로 이런 관행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 윈슬렛과 줄리언 무어, 주디 덴치 등도 웨인스타인을 한목소리로 비난하면서 성추행을 폭로한 여성들의 용기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