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스바 티셔츠, 마가렛트 카디건, 빠다코코낫 신발….
듣기만 해도 맛있을 거 같은 패션이다. 식품업계가 최근 장수 브랜드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패션업계와 손잡고 다양한 패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도 패션업체 LF 질바이질스튜어트와 협업, 젊고 신선한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롯데제과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담당 신민정 매니저의 노력이 한몫했다.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본사에서 만난 신 매니저는 마가렛트·빠다코코낫 패션 제품의 출시 배경에 대해 “빠다코코넛과 마가렛트는 출시한 지 30년이 돼 엄마, 아빠가 먹는 과자로 인식되고 있다”며 “기존 소비자들에겐 향수를 자극하고 주력 타깃인 젊은 세대에겐 컬래버(협업)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컬래버 제품의 자체 판매 회전율은 약 70%다. 이 정도면 반응이 좋은 편이다. 마가렛트, 빠다코코넛 패션 제품은 타임스퀘어, 가로수길 등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특히 SNS(소셜네크워크)의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인기라고 신 매니저는 자랑했다. 그는 “계속 반응이 좋으면 물량을 늘려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의류뿐만 아니라 휴대폰케이스, 거울 등 소품도 컬래버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신선한 이미지를 살리는 마케팅은 사실 쉽지 않다. 신 매니저는 오랜 마케팅 경력이 제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롯데제과에서 근무는 5년 됐지만 이전에 외국계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며 전반적으로 소비자들과 가깝게 활동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2015년 화제를 모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PPL 전략도 신 매니저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당시 롯데제과는 드라마 인기를 타고 첫 방송 기준으로 전후 각각 6주간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방송 후 실적이 방송 전에 비해 평균 12% 이상 신장했다.
“정작 소비자들은 빼빼로, 몽쉘 같은 장수 메가 브랜드가 롯데제과에서 생산되는지 모르는 것 같아 아쉬웠다”는 그는 “브랜드가 많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어 드라마 ‘응답하라’처럼 이번 패션 컬래버 제품도 저비용 고효율로 소비자들에게 많이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신 매니저가 기대하는 주 소비자 타깃은 젊은 여성이다. 군것질 수요가 많은 여성들의 트렌드에 맞췄다. 신 매니저는 “LF측과 첫 미팅 당시 23명이 모였는데 전부 여자여서 친근한 분위기 속에 재밌는 마케팅 거리가 많이 나왔다”며 “칙촉, 칸쵸 등 캐릭터를 이용해 인형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 등 여성들의 감성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여서 재미있게 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여성 타깃이지만 남성 소비층에 대한 기대도 있다. 신 매니저는 “임원들이 아내, 딸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이번 제품을 맘에 들어 했다”며 “특히 김용수 대표가 빠다코코넛 옷을 보고 좋아해 아빠, 삼촌 등 남성 소비자에게도 선택받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매니저는 “마케팅은 일상에서 먹고 소비하는 제품에 가치를 불어넣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지금은 먹거리가 다양해져 새롭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선택폭에서 쉽게 제외된다”며 “제품이 존재감이 가지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선한 마케팅을 위해 “경험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쇼핑, 여행 등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좋다. 실제로 신 매니저도 TV,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장소나 공연 등 문화 생활을 경험하며 ‘일상이 마케팅’인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