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캠 출신’이냐 ‘장하성 라인’이냐…거래소 이사장 2파전 양상

입력 2017-09-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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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공모에 김성진 전 조달청장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자료=한국거래소)

‘내정설’과 ‘깜깜이 심사’ 논란 속에 전례가 없는 추가 모집까지 진행한 한국거래소의 신임 이사장 공모에 총 14명의 후보가 최종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원자 가운데는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최종 선임 과정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26일 두 차례에 걸친 신임 이사장 후보 공개모집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4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신용순 전 크레디트스위스은행 감사 △류근성 전 애플투자증권 대표 △유흥열 전 노조위원장 △이동기 노조위원장 등 7명은 신원 공개에 동의해 지원 여부가 확인됐다.

나머지 7명의 지원자는 신원 공개에 동의하지 않아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거래소 안팎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지원자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인 김성진 전 조달청장을 비롯해 김재준 현 코스닥시장본부장과 박상조 전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철환 전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이번 지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거래소 측은 이들의 지원 여부에 대해 “규정상 본인의 동의 없이 지원현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알려진 내용이 틀리지 않다면 이번 거래소 이사장 공모는 사실상 김 전 조달청장과 김 전 금융정보분석원장간의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추가공모가 있기 전까지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김광수 전 원장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였다. 최근 금융권 주요 기관장 인사에서 이른바 ‘장하성 라인(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인맥)'이 요직을 장악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김 전 원장은 금융권에서 장하성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하지만 김 전 조달청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수가 커졌다. 김 전 청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소속돼 경제 관련 공약 마련에 힘을 보탰던 인물이다. 금융권 주요 인사에서 ‘장하성 라인’을 견제하기 위해 여권 내부에서 이를 견제하려는 분위기가 커졌고, 이에 김 전 청장을 통해 특정 후보 쪽으로 기운 이사장 선임 과정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 전 청장은 앞서 1차 모집에는 지원하지 않았지만, 당시에도 하마평이 무성했다.

거래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이사장 공모 지원을 받은 뒤 19일부터 이날까지 이례적인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것도 이 같은 구도와 연결 지어 거론된다. 김광수 전 원장을 견제할 만한 유력 인사가 지원하지 않아 추가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거론되지 않은 ‘제3의 내정자’가 있다거나 기존에 유력 후보로 꼽혀온 인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설까지 나오는 등 현재로서는 갖가지 해석이 제기되는 중이다.

한편, 신임 이사장 선임 과정이 정권 실세간의 힘겨루기 양상을 띠면서 거래소 내부에서는 자조 섞인 푸념도 들려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관치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결국 이사장 선임이 있을 때마다 조직 전체가 한바탕 큰 파문을 겪게 되는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거래소라는 기관이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취급되는 것이 서글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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