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와 홍준표 대표가 여성계와 공감에 나섰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당은 평소 여성계와 청년층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고 공감대가 없다는 지적에 홍 대표와 당 혁신위가 토크 콘서트에 나섰다. 하지만 서로의 간극만 확인하는 자리로 끝났다.
당 혁신위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재즈카페인 잭비님블에서 ‘여성정책 혁신을 위한 토크 콘서트-자유한국당에 바란다’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홍 대표와 류석춘 혁신위원장, 혁신위원들이 참석했다. 여성계에서는 채경옥 한국 여성기자협회 회장과 강월구 강릉원주대 초빙교수, 김은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송영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등 10명이 참가했다.
토크 콘서트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강 교수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시작으로 ‘젠더폭력’과 관련된 주제문을 설명하자, 홍 대표가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을 하면서 성차별이 발생되고, 그 과정에서 권력의 불평등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는 데 나는 선뜻 이해가 안 간다”며 부연설명을 부탁했다.
이어 류 혁신위원장은 “이 문제점(젠더폭력)은 우리 사회의 과거에는 심각했는데 요즘 세상에는 남자가 신체적 우월성으로 관계를 어떻게 한다든가 남성을 지배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에 패널 측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회 중간에는 홍 대표를 향해 ‘영남의 마초 꼴통’이란 이미지가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 회장은 “당 대표께서 젠더폭력이 뭡니까 하는 것을 듣고 한국당은 아직 멀었다 (생각한다)”며 “간담회를 공개로 하는 게 맞는지 걱정 된다”고 운을 뗐다. 또 “(홍 대표께) 죄송하지만 ‘영남의 마초 꼴통’ 이미지가 강하다”며 “그것이 여과 없이 나타나는 것이 젠더감수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트랜스젠더는 들었는데 젠더는 오늘 처음 찾았다. 젠더폭력이라고 하기에, 이게 무슨 뜻인가 이해가 안돼서 물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여성의 정치참여에 관대하지 않다는 지적에 홍 대표는 “그건 좀 서운하다”며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한국 정당이 다 그렇다”며 “비록 탄핵당하고 구속되고 했지만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들어 항변했다.
이어 “내년에 저희는 여성과 청년을 합쳐 지방선거 공천을 절반 정도 목표로 해보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내년 기초단체장은 여성과 청년을 절반 이상으로 될 수 있는 지역은 의무공천을 의무적으로 하려고 혁신위에서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계속된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날선 지적에 유머로 응수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남성 우월적’이란 지적에는 “그건 저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당이 좀 올드한 이미지다’는 주장에는 “정당 중에 제일 오래돼서 그렇다”고 맞받았다.
그런가하면 홍 대표는 불편할 수 있는 지적에도 시종일관 “제가 잘 하겠다”고 말하는 등 저자세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