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채널들이 중간 유통과정의 생략을 통해 줄인 비용을 제품력에 투자하면서 PB(자체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고급 소재, 디자인, 기술력 등으로 단독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을 통해 의류, 잡화, 주방용품, 식품, 가전 등에 대한 가격저항선을 연쇄적으로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마트의 피코크는 냉동·냉장 간편가정식을 중심으로 ‘맛’을 최우선으로 삼고 자체 디자인 팀을 꾸려서 패키지에까지 힘을 준 이마트의 고급 식품 브랜드다.
기존의 PB상품은 NB(제조사 브랜드)상품보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피코크는 ‘맛에 욕심을 내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등 품질에 최우선을 두다 보니 피코크의 가격은 다른 PB 브랜드인 ‘노브랜드’나 ‘러빙홈’과 달리 NB상품보다 무조건 싸지 않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프리미엄 이미지에 주목해 ‘오로타’와 ‘라씨엔토’를 선보인 현대홈쇼핑은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 먹혀들면서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캐시미어, 풀스킨밍크 등 고가 소재로 분류되는 의류 구매 고객 수는 2014년 대비 2016년 28배나 증가했다. 객단가 역시 8만 원대에서 지난해 20만 원까지 육박하는 등 홈쇼핑 채널이 저가, 다구성 위주에서 가격대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프리미엄 PB패션 브랜드 ‘쏘울’을 전개하는 GS숍은 캐시미어 브랜드라는 특성상 가을ㆍ겨울 시즌에만 판매하고 있지만 2015년 760억 원, 지난해 823억 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GS숍의 대표 프리미엄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까지 총 누적 판매금액은 2700억 원에 달한다.
GS숍 패션팀 강정희 차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의 패션을 비롯한 유통 트렌드는 무조건적인 브랜드 맹신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라며 “요즘은 소비자들이 상품의 품질이 우수하면서 겉으로 브랜드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패션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급화한 PB가 소비자를 만족시킨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