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Harvey)가 미국 멕시코만을 강타한 가운데 과거와 달리 국제유가에 미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카트리나(Katrina) 등에 따른 피해를 교훈삼아 방지대책을 세워두면서 생산보단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줬던데다 복구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하비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도시인 코퍼스크리스티(Corpus Christi)에 상륙한 후 나흘뒤인 29일 북동쪽 휴스턴(Houston)으로 이동 소멸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도 지난달 25일부터 30일중 상당폭 하락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47.87달러에서 45.96달러로 4.0% 떨어졌고, 브랜트유와 두바이유도 각각 2.7%, 1.3% 하락했었다.
반면 하비에 따른 피해복구도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이다. 실제 하비 발생 후 2주일여가 5일 현재 원유생산 감소폭은 일평균 30만배럴을, 수요측면인 정제감소 규모는 7일 현재 일평균 290만배럴을 보여 피해 초기 대비 각각 60%와 40%의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05년 9월7일 발생한 카트리나와 피해규모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나 복구속도는 빠른 것이다. 카트리나의 경우 허리케인 발생 2개월 뒤에나 원유생산과 정제시설이 각각 50% 내외 호복을 보였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9월말 경에는 피해시설 대부분이 복구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Irma) 영향으로 차량연료용 원유수요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는 플로리다주가 원유 생산시설이나 정제시설은 거의 없는 대신 여행객이 많기 때문이다.
김윤겸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하비 여파로 WTI를 중심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다만 원유생산보다는 수요측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과거 허리케인 사례 이후 방지대책을 잘 세워두면서 복구 속도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비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의 시점으로 봤을때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