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 기업의 기부금이 크게 줄었다는 정치권의 지적이 나왔다. 반면 이들 포털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여전히 주요 기업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은권(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내 인터넷 포털 사업자와 이동통신 3사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총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매출(4조226억 원)은 전년(3조2539억 원)대비 약 25% 증가했지만, 기부금은 430억 원에서 오히려 376억 원으로 줄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5년에 1.3%. 지난해에는 0.9%로 떨어졌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카카오 역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5년 0.7%(총매출액 8621억 원 중 59억 원)에서 지난해 0.5%(8612억 원 중 40억 원)로 떨어졌다.
이 의원은 "국민에 의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정작 국민을 위한 사회공헌과 기부는 0%대를 보여 너무나 미흡하다"며 "더 적극적인 자세로 사회공헌과 기부를 확대해달라"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기부금을 매출액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의 기부금이 회사 전체 매출과 비교해 결코 적지 않다는게 IT업계의 분석이다. 한해 매출의 1% 안팎을 기부하는 기업은 포털과 게임업계가 유일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컨대 네이버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전년 매출액의 약 1%를 계획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를 집행했다. 2015년 매출로 3조2539억 원을 기록했던 네이버가 2016년에는 약 1.2%인 376억 원을 기부한 것. 이에 반해 정치권에서 전후 사정을 간과하고 금액이 줄었다는 이유를 들어 '기부금 확대'를 지적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대기업이 매출의 0.3% 안팎을 기부금으로 책정하는 반면, 네이버는 이보다 약 3배가 많은 약 1%을 기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4년의 경우 네이버는 1162억 원을 기부하며 총액으로는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5.024%로 국내 주요기업 가운데 오히려 가장 높았다.
카카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2015~2016년 사이 기부금은 매출액 대비 0.7%와 0.5% 수준으로 주요 대기업보다 높은 비율(매출대비)의 기부금을 책정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은 201조9000억 원 수준이었다. 이를 네이버와 같은 비율(1%)로 따지자면 삼성전자의 기부금은 2조 원 수준이 돼야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는게 기업의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삼성전자가 기부금에 인색하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기부금은 1170억 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112조 원)과 비교해 0.01%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IT기업의 기부금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비단 이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재계의 기부금 집행이 크게 위축됐다. 주요 기업의 한해 기부금은 하반기, 특히 4분기와 연말에 집중된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10월 이후 사실상 기업 기부금은 중단됐던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년 매출액의 약 1% 수준을 기부금으로 책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