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남쪽 해안에 상륙하면서 키웨스트 일대에 침수피해가 잇따르고 건물 200만 채 이상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어마를 “살인자(killer)”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어마가 휩쓸고 지나간 버진 아일랜드와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등 카리브해 일대에서만 최소 28명이 사망해고,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워싱턴DC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내각을 소집해 허리케인 진로 상황을 보고받고 대비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서양에서 발생한 어마는 한때 허리케인 최고등급인 5등급이었다. 허리케인은 풍속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카테고리 5등급은 최고 풍속이 시속 157마일(약 253㎞)이 넘는다. 텍사스를 휩쓸고 간 하비는 4등급이었다. 5등급이었던 어마는 쿠바 등 카리브 해 도서 및 연안국가들을 지나오면서 3등급으로 약해졌다가 수온이 32도까지 높아진 플로리다 남쪽 바다를 거치면서 다시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웠다. 어마는 플로리다 주에 상륙한 이후 10일 오후 6시 기준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다시 약화했지만, 최고 풍속이 시속 177km에 달해 2등급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어마가 (플로리다) 네이플스 북부의 약 5마일 거리에 있으며 허리케인이 플로리다 서부 해안을 따라 지나간 뒤 위험한 폭풍 해일이 다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플로리다 주 정부는 9일 어마가 상륙하기 전 일찌감치 630만 명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어마가 상륙하면서 플로리다주 일대에 약 240만 가구가 정전됐다. 또 유조선 운항이 마비되고 주유소 6000곳도 문을 닫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항공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CNBC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만 90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어마 여파로 12일까지 발이 묶이게 된 항공편은 1만2600편에 달한다. 항공당국은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애틀랜타 주가 영향권에 접어들면 결항·지연되는 항공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화물 물동량과 승객이 많은 편에 속하는 애틀랜타와 마이애미 항공이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물류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페덱스와 UPS 등 물류업체의 남부지역 물류 수송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어마 여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어마가 북상하며 차츰 세력이 약화해 피해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00여명의 희생자를 낸 2005년 카트리나의 경제적 손실은 2017년 기준으로 16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는 잇따른 허리케인 강타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됐다. 업계는 어마와 관련한 보상 추정액을 당초 2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대폭 늘렸다. 폭풍이 플로리다 주 서부해안을 따라 움직이면서 10억 달러어치가 넘는 농작물도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
플로리다 서쪽 연안을 따라 북진하고 있는 어마는 11일 오후 조지아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되며 어마가 약화하더라도 최소한 같은 날 오전까지는 허리케인 수준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예보했다. 문제는 어마가 어디까지 북상하느냐에 달렸다. 세력이 약화해 1등급 이하인 열대성 폭우로 약화한다 해도 여기에 동반하는 폭우가 침수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어마가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한 가운데 조지아주를 지나 앨라배마, 테네시주 인디애나주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