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7일 사퇴했다. 이 대표는 최근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져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이자, 당 대표 취임 74일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보와 민생의 야당 대표로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사려 깊지 못한 제 불찰로 (물러나게 돼) 사과한다”며 “다만 실체적 진실은 조만간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거짓 주장이 바른정당의 가치를 훼손하고 전진을 방해하지 못하게 대표직을 내려 놓는다”며 “모든 진실을 떳떳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가 한 사업가로부터 현금과 명품가방 등 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돈을 빌린 적은 있으나 모두 갚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면서 사실무근임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래전에 다 갚았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해 흘린 것”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가 이날 전격 사퇴를 결정하면서 앞으로 바른정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지도부를 꾸릴 가능성이 커졌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론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거론된다. 이 밖에 새 대표 선출 전까지 주호영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자강파’인 이 대표가 사퇴하면서 차기 지도부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바른정당의 운명도 엇갈릴 전망이다. 김 의원과 주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통합·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유 의원은 보수연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