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국제콘퍼런스] 라가르드 총재 “女 고용할당제·멘토링 제도 중요…복지정책도 한몫해야”

입력 2017-09-06 09:55 수정 2017-09-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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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6일 열린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여성 경제인의 활동 범위를 넓히려면 여성 고용할당제, 멘토링 제도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은 51.8%(2015년 기준)로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20.5%)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에 여성 임원 의무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제도는 14년 전 노르웨이가 최초로 공기업과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최소 40%로 의무화하면서 알려졌다. 현재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도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여성 경제인 활동을 위해 정부의 복지정책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소득 불평등, 인구 감소 완화 등 거시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IMF 연구 결과, 한국이 보육 혜택을 늘리고 아르바이트 일자리에도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중기적으로 8%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고용할당제 같은 정책은 일부 국가에서 잘 안착했다”며 “멘토링 정책도 여성의 경력 개발을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기업 내 분위기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인력의 업무에 제한을 두는 선입견을 버리고 남성 직원들의 사고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고위 임원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예컨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최근에서야 간신히 5%를 넘겼다”며 “많은 남성이 직장에서 미움을 받을까 두려워 제대로 육아휴직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문화는 남성의 육아휴직에 적응해야 하며 고위직에 여성 비율을 높이는 등 여성을 위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가져오는 조직적인 장점을 이해한 남성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직장 동료를 설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전했다.

특히 라가르드 총재는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을 늘리는 것이 기업 비즈니스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IMF가 유럽 34개국의 기업 200만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이 이사회에 1명 이상의 여성 임원을 추가할 경우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을 8~13bp(1bp=0.01%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포괄적인 경제 성장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IMF는 성별과 관련한 주요 문제점과 정책을 포함해 성별에 따른 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IMF는 이집트, 요르단, 니제르에 성(性)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경제의 건전성 정도와 성 이슈와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27개국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몇 년간 IMF는 한국 정부와 성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앞으로 IMF는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주요 경제 문제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시 말해 여성의 잠재력 발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우선 과제, 한국에서는 특히 중요하다”며 “이제 행동에 나설 때”라고 재차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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